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은 지난 2일 밤이 2020~2021시즌 가장 짜릿한 하루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일 대한항공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허무하게 패하며 ‘봄배구’ 희망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유일한 희망은 4위 경쟁을 했던 한국전력이 2일 우리카드 원정에서 승점을 얻지 못하고 패하는 결과였다. 결국 5시즌 만의 ‘봄배구’는 기적처럼 OK금융그룹을 찾아왔다.
한국전력이 우리카드에 3세트 만에 패하며 5시즌 만에 성사된 준플레이오프의 남은 한 자리는 OK금융그룹의 차지가 됐다.
전날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를 마음 내려놓고 편안하게 봤다는 석 감독은 “오늘 아침에도 선수들과 미팅하며 웃자고 했다. 주눅 들고 부담을 가지니까 우리만의 배구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팬들이 볼 때 재미있는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즐기고 웃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특히 “고참들이 미쳐줬으면 좋겠다. 고참들이 신나서 뛰어다니면 후배들도 따라갈 거다”라며 경험 많은 베테랑의 역할을 강조했다.
석진욱 감독에게 정규리그보다 더 나은 활약을 주문받은 선수 중 한 명인 진상헌은 “감사하게 진출하게 돼서 마음가짐을 다시 바로잡았다”며 “재미있게 웃으면서 배구했을 때 어느 팀을 만나도 좋은 경기를 했다. 모두가 웃으며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성 역시 “다시 마음잡고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뭐라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