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최고책임자 제주 4.3 추념식 첫 참석 의미

서욱 국방부장관·김창룡 경찰청장, 3일 제주4.3 제73주년 추념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려는 마음"
문 대통령 임기중 세차례나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4.3 제73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임기 중 세차례나 찾은 대통령이 됐다. 특히 올해는 군과 경찰의 최고 책임자인 국방부장관과 경찰청장이 처음으로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3일 제주 4.3 제73주년 추념식이 봉행된 제주 4.3 평화공원 내 4.3평화교육센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4.3 추념식 참석은 임기 중 세번째다.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과 지난해 72주년 추념식장을 찾은 문 대통령이 올해 제73주년 추념식에도 참석해 가장 많이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은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 이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제58주기 4.3 위령제에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보고서를 확정하고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4.3 위령제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난 2000년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을 제정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초석을 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의 4.3 해결 노력을 언급하며 제주4·3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진실의 문을 연 김대중 정부, 대통령이 국가의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사과한 노무현 정부에 이어 우리 정부에서 4.3 희생자 배보상과 수형인 명예회복을 담은 4.3 특별법이 개정돼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도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 대통령이 2년 연속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올해 2월 유가족과 제주도민의 오랜 여망을 담은 4.3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역사적 의의를 온 국민들과 함께 되새기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4·3 특별법 개정으로 일괄재심을 통한 명예 회복, 정부 추가 조사 등을 이뤄낸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소중한 결실"이라고도 했다.

이를 반영해 올해 제73주년 제주 4·3 추념식은 특별히 ‘제주의 봄’이 한층 무르익었다는 의미에서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라는 ‘제주어’로 타이틀을 정했다. 추념식에 타이틀이 정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 제주 4.3 추념식에는 서욱 국방부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상 처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73년 전 제주 4.3 사건 당시 국가폭력의 당사자가 군경 토벌대였는데, 올해 추념식에 군과 경찰의 최고 수장이 최초로 참석한 것이다.

국방부 차관과 경찰청장이 지난 2019년 광화문 시민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유감을 표명한 일은 있었지만 군경 최고 책임자가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서욱 장관과 김창룡 청장의 참석은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제주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향한 의지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추념사에서 "올해 추념식은 국방부장관과 경찰청장도 함께 했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 참석은 사상 처음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첫 걸음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4.3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서 포용과 화합의 마음으로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가가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이다"며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국민과 함께 4·3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한다"고 거듭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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