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달뜨강' 하차 두고 제작사-소속사 갈등 심화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키이스트의 '비협조' 문제 삼아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지수 소속사 키이스트,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가고자 노력했다고 반박
빅토리콘텐츠, 추가 공식입장 통해 사안 대하는 키이스트의 자세 비판
키이스트, '여론전'으로 흐르는 것 우려된다고 알려

KBS2 '달이 뜨는 강' 포스터. 온달 역 지수(왼쪽에서 세 번째)는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나 하차했고 현재 나인우로 교체된 상태다. 빅토리콘텐츠 제공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KBS2 '달이 뜨는 강'에서 중도 하차한 배우 지수 사태를 두고, '달이 뜨는 강'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와 지수의 소속사인 키이스트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빅토리콘텐츠는 키이스트의 비협조 탓에 지난 1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고, 키이스트는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맞섰다. 그러자 빅토리콘텐츠는 2일 오후 다시 한번 공식입장을 내어 키이스트에게 손배소를 걸게 된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지수의 하차 당시 '달이 뜨는 강'은 20부 중 18부까지 촬영이 완료된 상태였으나,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지수가 하차함에 따라 지수 촬영분을 폐기하고 재촬영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우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방송이 완료된 6부까지의 드라마를 국내 및 해외 고객에게 제공하지 못함으로 인한 매출의 감소뿐만 아니라 18부까지 재촬영을 해야 하는 추가제작비용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당사로서는 이러한 손해보전을 위하여 키이스트와 협상하여 합의금을 받거나, 소송을 제기하여 손해배상금을 지급받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빅토리콘텐츠는 "도의적인 책임", "합리적인 비용에 한하여 책임",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 등 키이스트의 공식입장을 거론하며 "재촬영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추가 제작비용을 확정할 수 없고, 각 거래처와의 계약단가 비밀유지조항 등에 의해 상세자료의 제공이 어려우니, 협상 타결 시에 최대한 관련 산출근거를 제공하겠다는 설명과 함께 합의안을 촉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럼에도 키이스트 측은 성실히 협상에 임하기보다는 구체적 증거를 내면 합리적인 비용에 한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식의 아전인수 격의 독단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본 소송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잘못은 키이스트의 소속 배우가 하였는데, 그 뒤처리와 비용은 오로지 당사가 부담하는 형국으로, 키이스트는 남의 집 불구경하는 양 '합리적인 비용'을 알려주면 지급을 고려해 보겠다는 것은 잘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당사는 상기 추가 제작비용 발생의 손해뿐만 아니라, 시청률 저하, 해외 고객의 클레임 제기, 기대 매출 감소, 회사 이미지 손상으로 입는 손해 역시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지난달 31일 키이스트가 보내온 제안에 어떻게 답변했는지 그 내용을 소상히 밝히기도 했다.

빅토리콘텐츠는 △해당 사건에 대해 법적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의적으로나마 재촬영 및 추가촬영에 대한 추가 제작비를 확인 검증하여 일부라도 실비 변상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기에 이 사건을 대하는 키이스트의 자세가 우려스럽고 △추가 제작비 추정 금액에 대한 구체적 근거 부족 주장은 키이스트만의 입장을 고려한 시간 끌기로 보이며 △키이스트와 소속 배우 지수는 '달이 뜨는 강'에 대한 가해자이며 빅토리콘텐츠와 출연진, 스태프들, 시청자들이 피해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배우 지수. 황진환 기자
이에 키이스트는 "'달이 뜨는 강' 관련하여 빅토리콘텐츠와의 계속되는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여론전으로 현재 수많은 제작진과 배우, 스태프들의 노고와 시청자들의 성원 속에 방영 중인 드라마에 또 다른 피해를 드릴까 우려되는 마음"이라고 새로운 입장을 냈다.

키이스트는 "당사는 현시점 이후로 본 드라마의 방영이 종료되기 전까지 본 사안과 관련한 언론을 통한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당사는 계속해서 원만한 합의를 위하여 책임 있는 자세로 빅토리콘텐츠와의 협의에 적극 임하도록 하겠다"라고 알렸다.

앞서 지수는 지난달 4일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달이 뜨는 강'에서 6회까지 주연 온달 역을 맡아 시청자를 만났던 그는 결국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당시 '달이 뜨는 강'은 이미 95% 이상 촬영을 마친 상황이었기에 손해는 막심했다. 온달 역은 7회부터 배우 나인우로 교체돼 재촬영에 들어갔으며, 이전 지수가 나온 분량도 나인우로 대체했다.

다음은 빅토리콘텐츠가 공개한 4월 1일 키이스트에 보낸 답변서 전문.

[전문] 빅토리콘텐츠의 답변서
안녕하십니까. 귀사가 제안하신 합의안에 대한 답변 드립니다.

1) 당사는 본 사건과 관련한 귀사의 도의적 책임을 바라는 것이 아닌, 귀사의 법률적 책임에 대한 소송으로의 확대와 그에 따른 당사와 출연자 및 촬영 스태프 등 다수 선의의 피해자들에 대한 합의안을 요구한 것입니다. 귀사의 하기 답변은 귀사가 해당 사건에 대하여 법적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의적으로나마 재촬영 및 추가촬영에 대한 추가제작비를 확인 검증하여 일부라도 실비변상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기에, 당사로서는 귀사의 본 사건에 대한 입장과 합의에 대한 자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추가제작비 추정금액에 대한 구체적 근거 부족 및 경영진 배임 이슈에 대한 귀사의 주장은, 본 사건에 대한 귀사만의 입장을 고려한 한낱 시간 끌기로밖에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당사가 추가제작비 추정금액을 제시해드린 경위는, 귀사가 해당 합의안에 대한 기초자료가 없어 경영진에게 해당 내용 및 합의 금액의 산정 등의 보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요구에 따라, 별도의 합의가 필요치 않은 거래처 등에 대한 실제작비의 추가 예상분을 전달해 드린 것입니다. 이는 당사가 지난주 발송한 내용증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합의의 대상이 되는 직간접적 피해 중 당사 원가(제작비)의 증가만을 고려한 것으로 그외 당사 매출의 감소 및 대내외적 이미지 훼손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추가제작비만을 언급하며 구체적 근거나 확인검증 등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당사로서는 귀사의 합의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경영진 배임 이슈 관련 귀사가 상장사로서의 의사결정체계나 절차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나, 이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현 상황을 바라보는 귀사의 책임 여부에 대한 입장의 곡해에서 비롯된 변명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본 사건에 대한 귀사의 책임을 적시하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손실 및 이미지 훼손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합의 입장을 보여야 할 임무를 해태하는 것이 당사가 생각하는 경영진의 배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결론적으로 본 사건의 명백한 사실은, 귀사 및 귀사의 소속 배우인 지수는 해당 드라마에 대한 가해자이며, 당사 및 출연진과 스태프들, 더불어 양질의 콘텐츠를 적기에 시청할 권리를 가진 모든 시청자들은 본 사건에서의 피해자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귀사의 아래 의견으로는 진정한 책임의 부담과 사건의 해결을 위한 합의가 진행될 수 없으리라는 판단을 하기에 충분하므로, 부득이하게 당사는 귀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통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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