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의 뷰티 인사이드…남하(男下)하는 이너뷰티 시장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미세먼지로 이너뷰티 관심도 높아져
CJ올리브영, 콜라겐 구매 남성 고객 매출 지난해 대비 올해 7배 증가
국내 이너뷰티 시장 지난해 7000억원서 오는 2022년 1조 이상 증가 예상

스마트이미지 제공
세수를 마친 김 과장이 고개를 들었다. 물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그가 자신의 볼을 만졌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가 말했다.

"다르네, 확실히 달라."

그의 피부를 바꿔준 건 화장품이 아니다. 콜라겐을 먹은 지 4개월. 푸석푸석하던 40대 중반의 피부에서는 어느새 촉촉함이 느껴졌다. 동료들에게 "피부가 좋아졌다"는 칭찬도 자주 듣는다.

콜라겐은 아내의 권유로 먹기 시작했다. 올해 45세인 김 과장에게 "나이가 들어 관리하면 늦는다"고 아내가 '경고'를 준 게 계기가 됐다.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 예전같으면 왜 먹냐고 했겠지만 인터넷이나 TV에서 자주 들어 익숙해진 덕에 거부감이 덜했다.


그는 매일 아침 루테인 영양제와 함께 콜라겐 한 포와 과일 주스로 아침을 대신한다. 김 과장은 "피부 관리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피부에 좋다길래 아내의 권유로 먹기 시작했다"며 "세수해 보면 확실히 피부 촉감도 달라지고 보습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30 남성 고객에게도 먹는 콜라겐은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30살인 컨텐츠 마케터 이성민 씨는 쇼호스트인 친구의 소개로 콜라겐을 먹고 피부 '속성'이 바뀌었다. 그는 "지성 피부라 오후에는 기름이 많이 올라오지만 속피부는 당기는 게 심했는데 콜라겐을 먹고나서부터 속당김 현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 알고 있기 아까워 친구들 만날때마다 한 포씩 가지고 나가 건네준다"며 "처음에는 콜라겐까지 먹냐고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먹어보고 좋다며 따로 구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성 고객이 주류를 이뤘던 이너 뷰티 시장이 남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 2030 MZ 세대부터 자기관리에 관심이 높은 4050 세대까지 '먹는 콜라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신한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너뷰티 시장은 지난 2015년 4천억원에서 2018년 6101억원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15.11%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용음료 역시 2015년 620억원에서 2018년 946억원으로 증가했다.

먹는 콜라겐 등 이너뷰티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향후 국내 이너뷰티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래픽=CBS 노컷뉴스 김성기 기자.
지난 2019년 7천 216억원 규모였던 이너뷰티 시장은 오는 2022년 1조 1942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이 매년 18% 이상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5년엔 시장 규모가 2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남성·여성 사로잡는 콜라겐, 이색 컨텐츠로 '승부'

이너뷰티 시장이 팽창하면서 남성들의 콜라겐에 대한 '관심'은 매출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드럭스토어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남성 고객의 콜라겐 구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의 콜라겐 1위 인기상품 비비랩 저분자 콜라겐. CJ올리브영 제공
GS샵의 대표적 먹는 콜라겐 상품인 '에버콜라겐' 역시 지난해 남성 매출 건수 신장률은 41.6%로 크게 증가했다. 남성 매출도 30.2%로 동반 성장했다.

지난달 GS샵이 2회에 걸쳐 3시간 동안 진행한 에버콜라겐 특집의 경우 목표치를 20%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먹는 콜라겐 시장에서 남성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유통가는 흡수가 잘 되는 저분자 콜라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차별화된 성분으로 승부하기도 한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 단백질 음료 라인업인 셀렉스에 '셀렉스 밀크 세라마이드'를 포함시켰다.

매일유업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매일유업 제공
우유에서 추출한 밀크세라마이드를 콜라겐에 접목시킨 제품으로, 저분자 피쉬 콜라겐과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50대인 남성 고객들이 밀크 세라마이드 콜라겐을 접해보고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매장에 문의하기도 한다"며 "피부를 촉촉하게 해 주는 세라마이드 성분 덕분에 남녀 가리지 않고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과 미세먼지 영향으로 이너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며 남성 소비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이너뷰티 시장이 커지면서 남성 뷰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커지고 있는 남성 콜라겐 시장에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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