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후보는 여전히 내곡동 측량 현장에 가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공세 이면에는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내곡동 식당 주인 "오 후보가 잘 생겨 더 기억이 난다"
내곡동 측량 현장에는 장인과 처남이 갔고 자신은 가지 않았다는 오 후보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특히 내곡동 경작인과 측량팀장이 당시 현장에서 오 후보를 목격했다는 발언 이후 추가로 나온 구체적인 증언이라는 점에서 오 후보측 입장에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내곡동 식당 주인 황씨는 "경작인 김씨가 주방에 와서 '오세훈 의원'을 모시고 왔으니까 잘 좀 부탁한다고 했다"며 "맛있는 것 좀 해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황씨 아들도 "(오 후보가) 반듯한 하얀 면바지에 신발은 캐주얼 페라가모 로퍼를 신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론 땅 보상 문제가 있다 보니 아마 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 후보 "사실이 아니다"
그는 이날 서울 상암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내곡동 식당 주인 인터뷰에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의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식당 주인 등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낼 생각이 없다"며 "이미 고발한 게 있기 때문에 향후 수사기관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재보궐 선거와 비교해 이날 사전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했다가 자칫 추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후보직 사퇴하라" 전방위 압박
민주당 박영선 시장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오 후보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안규백 의원과 선거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오세훈 후보의 주장은 완전히 파탄 났다"며 "그동안 눈 하나 꿈쩍 안 한 채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국민과 서울 시민 유권자 여러분들을 속여 왔음이 낱낱이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오 후보는 '내곡동 땅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당당하게 외쳤다"며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가 왔다. 오 후보는 후보직을 그만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오 후보는 우리 당과 시민단체에 의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됐다"며 "선대위는 그간 취합한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검찰과 수사당국의 신속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