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패 인정합니까?" 질문에 긴 한숨 내쉰 靑정책실장

이호승 靑정책실장 "성공이다, 실패다 얘기하기엔 복합적" 부동산 관련 확답 피해
장밋빛 경제 전망 내놔 "경제성장률 전망치 갈수록 높게 책정"

이호승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연합뉴스
"청와대는 부동산 실패를 인정 안 하신다는 겁니까?"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듣자 긴 한숨을 내쉰 이 실장은 "성공이다, 실패다, 얘기하기엔 복합적인 내용"이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질답은 김상조 전 실장의 경질로 이 실장이 경제수석에서 정책실장으로 영전한 뒤 처음으로 출입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이 실장은 브리핑 초반 직접 준비한 여러 지표들을 토대로 우리 경제가 빠른 회복세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 국면에서도 수출과 제조업 분야가 크게 늘어나면서 플러스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각계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호승 정책실장. 연합뉴스
이 실장은 "소상공인의 카드매출도 작년 12월 하순 이후로 조금씩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방역이 나아지면 수치가 100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와 방역에 큰 충격이 오지 않는 한 2/4분기에는 코로나 이전의 GDP를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국내외 대부분의 기관에서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높여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에 대해서도 "3월 고용지표는 플러스에 가깝거나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이 실장은 "작년 1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기업들과 국민들이 그 충격을 수용하고 변화에 적응해 미래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는 결과가 종합적 지표에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왼쪽)과 이호승 정책실장. 연합뉴스
장밋빛 경제 전망 이후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은 부동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상조 전 실장이 임대차3법 적용 직전 강남 아파트 전세값 인상으로 경질된 가운데 '임대차 3법이 너무 급하게 진행돼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이 실장은 "임대차 3법은 작년 7월로 다시 돌아가보더라도 필요성이 있는 조치였다"며 "제도의 전환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제도의 변화로 생길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와 방향성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갱신청구권과 5% 임대료 상한 등으로 상당수 임차인들에게 주거안정성을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정책 관련 평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실장은 "국민들께서 많이 실망하고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한국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전세계가 유동성이 풀리고 자산가격과 실물가격이 괴리되면서 (부동산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은 개개인과 관련한 입장이 매우 다양하다"며 "언론이 '강남 어느 지역 매매 20억원, 전세 15억원', 이런 뉴스를 많이 생산하지만 정부는 뉴스 나오는 지역만 목표로 정책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이한형 기자
이 실장은 "평균적인 주택 가격은 10억~20억원이 아니라 2억~3억원이지 않을까 싶다"면서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평가되는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실장은 "주택시장이 2월 중순부터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주택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시기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러 다양한 제안이 있지만, 그와 무관하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음을 모아 공급을 늘리고 시장 안정화를 같이 노력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상당히 긴 답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부동산 실패를 안정 안 하시는거죠?"라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이 실장은 선뜻 답변하지 못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실장은 한참을 생각한 뒤 "정책의 성공, 실패를 그렇게 어떤 정책담당자 나와서 얘기하기엔 복합적인 내용"이라며 "아까 설명드린 내용으로 갈음하겠다"고 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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