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올랐으니 투기 아니다?…11채 가진 '지방의원의 사과'

전북도의회 박용근 의원 사과, 해명입장 발표
"현정부 부동산 정책 부응 못한 점 죄송스러워"
"서울 오피스텔 시세 감소 갭투자와 거리 멀어"
"매매 통한 이득없어 투기 매도 억울…처분할 것"
시민단체 "선출직공무원이라면 미리 정리했어야"

아파트. 박종민 기자
배우자와 함께 서울과 전북 등지에 건물 11채를 보유한 전라북도의회 박용근 의원(장수)이 '사과 입장'을 내놨다.

박 의원은 지난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인 1가구 1주택 정책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군민들께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등이 공개한 '2021년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전북도의회 박용근 의원은 배우자와 함께 11채의 건물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95.96㎡)을 소유한 데 이어 전주시와 장수군에 단독주택 2채, 연립주택 2채, 주상복합건물 1채, 오피스텔 1채 등 총 7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박 의원의 상가와 사무실 건물을 비롯해 배우자가 소유한 아파트 2채를 더하면 보유 건물이 총 11채에 달하며 금액은 17억 원에 이른다.


전라북도의회 박용근 의원. 전북도의회 제공
그런 박 의원은 '투기'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의 경우는 2010년 서울에서 생활할 당시 2억 9천만 원에 구입한 것"이라며 "최근 매몰로 나온 시세를 보면 2억2천만 원이라며 전혀 갭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도청 앞의 오피스텔의 경우엔 당시 분양을 책임졌던 후배가 미분양된 오피스텔의 구입을 부탁해 구입했을 뿐"이라며 "물려받은 집이 3채인데 현재는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여서 내놔도 팔리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투기라고 한다면 취득한 부동산을 3~4년 보유하다 이득을 보고 매매했어야 하지만 취득 후 한 번도 매매를 한 적이 없어 투기로 매도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이 있다"며 "향후 더 이상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불필요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조만간 정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박우성 투명사회국장은 "도시지역에 주택을 소유한 점은 여전히 (투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선출직 공무원이라면 미리 정리를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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