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가 적잖은 기간 동안 시정의 총책임자인 시장을 가장 밀접한 곳에서 보좌하며 사실상 시정 전반을 총괄한 셈이어서, 연달아 드러나고 있는 그의 부동산 투기와 비서실장 경력이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CBS노컷뉴스가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포천시 내부 자료를 보면, 경찰에 구속된 포천시 5급 공무원 박씨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4년 8월까지 4년 동안 포천시 시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박씨가 수년 동안 포천시 모든 시정을 총괄하는 비서실장 업무를 맡은 것이, 경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는 그의 부동산 투기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씨는 2014년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4월 포천 소흘읍 송우리 인근의 약 600평의 땅을 22억여 원에 샀다. 당시 매입 과정에서 박씨는 땅을 담보로 약 23억 원을 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박씨의 비서실장 경력과 땅 투기 사이 연관성을 수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서성민 변호사는 "땅 투기 직전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면, (부동산을 사는 과정에서) 업무상 비밀을 활용했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며 "수사 기관이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도 박씨의 2015년 투기와 비서실장 근무 사이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를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경찰은 박씨가 구속된 혐의인 지난해 '내부정보 이용' 투기 건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로 박씨의 비서실장 경력 등을 활용해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등을 통해 2015년 투기 건에 대해서도 확인했지만 비서실장 업무와의 직접적인 관련성 등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지난 5일 CBS노컷뉴스 최초 보도([단독]철도사업 맡았던 공무원 '수십억 땅투기' 의혹) 이후 불거졌다.
연달아 경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는 부동산 투기 정황에 대해 황보 의원은 "공직사회 곳곳에 퍼진 '부동산 한탕주의'를 뿌리 뽑으려면 친일인사 재산몰수에 버금가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