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원회 주재 하에 대한항공-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송현동 부지 매각 조정서를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본격적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에 나선 지난해 2월 이후 1년 1개월만이자 지난해 6월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신청한 지 약 10개월만이다.
대한항공과 서울시, LH는 오는 8월까지 매매계약 및 교환계약서를 체결하고 올해 안으로 매각대금을 지급하는 등 연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계약 체결과 매각 대금 지급까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 숨통도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조정서에 따라 LH는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매수하고, 서울시가 보유한 시유지 중 하나와 교환하게 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유휴자산 매각이 시급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서울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시내 택지를 확보해야 하는 LH가 모두 만족하는 '윈윈' 방식이라는 평가다.
송현동 부지 매매대금 결정을 위한 절차도 조정서에 명기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 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서울시는 보상금액 4670억 원으로 산정해 갈등을 겪어왔다.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공정한 가격 평가를 위해 4개 법인의 감정평가를 거쳐 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를 받고, 이를 산술평가해 가격을 결정하도록 합의했다.
대한항공은 4개 법인의 평가를 거치는 만큼 공정하고 적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정서 체결에는 수 개월간에 걸친 권익위의 중재와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송현동 부지 문제는 지난해 초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시급했던 유동성 확보 및 채권은행과의 자금지원 약정에 따른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를 민간매각하려 했지만 서울시가 공원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중인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5000억 원 가량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매각 대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