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결을 펼치던 두 사람은 자유토론이 시작되자 MB 정부 시절 불법 사찰 문제와 다스(DAS) 실소유주 문제, 엘시티 거주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31일 부산CBS가 라디오 생방송으로 마련한 '부산시장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첫 토론은 "만약 시장에 당선된다면 먼저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진행됐다.
김 후보는 "북항과 인근 원도심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일을 가장 먼저 추진해 부산 경제를 살릴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라며 "부산시 시민건강국을 신설해 코로나19에 대비하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에 나서겠다"라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김 후보가 5년 동안 130만개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근거가 궁금하다"라며 "김 후보의 일자리가 공공사업을 통한 일자리를 말하는지, 아니면 순수한 의미의 새로운 일자리를 말하는지 밝혀달라"고 날이 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둘 다 해야 한다. 재난 사태에서 공공이 만들어내는 긴급일자리 제공은 필수적"이라며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 가덕신공항 건설과 엑스포 유치, 경부선 지하화 사업 등을 통해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라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북항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공세를 펼쳤다.
"이미 진행된 1단계 개발 구역이 난개발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라고 운을 뗀 박 후보는 "김 후보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감독이나 조정 위치에 있었던 것 아니냐"며 북항난개발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질문을 받은 김 후보는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필요한 용적률 등을 설정하는 역할을 했다"라며 "고층빌딩 인허가 문제는 해양수산부나 부산항만공사 문제가 아닌 부산시가 일을 잘못 처리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할 때 국정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보고받았다는 정황이 또 나왔다"라며 "홍보기획관 시절 4대강 불법 사찰에 이어 정무수석 재직 당시 사찰 문제까지 제기됐다"라며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는 "쟁점은 (내가) 불법 사찰을 지시했느냐인데, 지시한 적도 없고, 불법 사찰이라고 느낄만한 보고서도 본 적 없다"라며 "이번 기회에 특별법을 제정해서 노태우, 김영삼, 문재인 정부까지 국정원 정보 보고를 모두 공개하자"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김 후보는 "다스는 누구 소유라고 생각하는지, 청와대 재직 시절에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말해달라"고 직격탄을 날리자 박 후보는 "다스는 가족기업이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제 입장에서 볼 때 대단히 억울한 점이 많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답이 끝나자마자, 김 후보는 "(박 후보가 사는) 엘시티는 특정 소수가 해운대를 독점하고 자연 풍광을 파괴한 상징적인 건물"이라고 몰아붙였고, 해명 기회를 요청한 박 후보는 "건설 비리가 있었다고 해서 거기에 들어가서 사는 사람을 욕해선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박 후보는 "왜곡과 과장을 중단하라. (엘시티 거주 사실이) 시민들 보기에 민망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박 후보 해명에도 김 후보는 "거주를 문제 삼는 건 아니지만, 공직을 지내겠다는 분이 (엘시티에 거주에) 엄두를 내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진 마무리 발언에서 김 후보는 "부산 경제를 살릴 여당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했고, 박 후보는 "대한민국을 바로잡고, 부산을 살릴 선거"라며 정권심판론을 또다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