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지원 토대 잃는다" 수원, 백승호의 전북행 반발

공식 입장문 내고 원만한 해결 의지 강조

독일 2부리그 다름슈타트를 떠나 K리그1 전북 입단을 확정한 백승호의 이적에 유소년 시절 지원했던 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갈등 국면을 맞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백승호의 전북 입단에 수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K리그1 전북 현대는 지난 30일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다름슈타트에서 활약하던 미드필더 유망주 백승호의 영입을 발표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 출신으로 유럽 무대에서 꾸준하게 성장한 백승호라는 점에서 전북의 전력 보강이 분명했다.

하지만 백승호는 유럽 무대로 가기 전 수원 유스 출신으로 K리그 복귀 시 수원으로 돌아온다는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전북은 잠시 수원과 백승호의 문제 해결을 기다렸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선수 등록 마감을 앞두고 30일에 영입을 공식화했다. 다만 수원과 갈등은 전북이 아닌 선수 개인이 해결할 부분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에 수원은 3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백승호의 전북 입단에 강한 반발감을 드러냈다.


수원은 "한국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백승호를 지원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과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유소년 축구는 성인 축구의 근간이다. 축구선수로서 기본기와 개인기가 유소년 시절에 탄탄히 다져지지 않으면 재능이 뛰어난 선수도 그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발전이 멈추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유소년 축구가 발전해야 성인 축구도 발전할 수 있다"며 "축구 선진국은 클럽 차원에서 유소년 축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유소년 스포츠에 관심과 지원이 미흡해 유소년 축구는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수원은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향후 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구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선수가 이러한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백승호가 예정대로 수원에 입단하지 않고 전북 입단을 결정한 만큼 수원은 백승호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합의에 따르면 백승호는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경우 유학지원금을 반환하고 구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힌 수원은 "합의 위반에 따른 책임 범위에 참작할 수 있도록 백승호 측에 유학지원금, 선수의 가치 등의 여러 고려사항을 설명했다. 선수 가치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절충점을 찾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최근 양측의 협상 상황도 소개했다.

수원은 "단순히 선수의 계약불이행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소년 육성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안"이라며 "한국축구의 근간과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신의와 성실이라는 가치가 K리그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