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넌 다 계획이 있었구나'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가 여자배구 최초로 '트레블' 영광을 들어 올렸다.
GS칼텍스는 30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2(25-23, 25-22, 19-25, 17-25, 15-7)로 승리했다.
1·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승리한 GS칼텍스는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통합 우승 달성과 함께 지난 '2020 KOVO컵' 대회 우승까지 합쳐 여자배구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 컵 대회 때만 하더라도 이번 시즌 우승의 '0순위'는 흥국생명으로 평가됐다. 흥국생명은 2019-2020시즌 종료 후 현대건설의 세터 이다영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언니 이재영과 함께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단번에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어 '배구 여제' 김연경까지 껴안으며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
그러나 컵 대회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GS칼텍스는 결승전 단판 승부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우승의 핵심은 지난 시즌부터 함께한 외국인 선수 러츠(라이트)였다.
컵 대회에서 51득점으로 해당 부문 여자부 1위를 차지한 러츠는 흥국생명을 준우승으로 끌어내리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러츠는 블로킹부문도 세트당 1.10개로 1위를 차지해 206cm 신장의 위엄을 뽐냈다.
서브는 세터 안혜진이 세트당 0.5개를 꽂아 넣었고 레프트 강소휘가 시간차 공격에서 75%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우승을 거들었다. 수비도 좋았다. 리시브는 리베로 한다혜가 50%의 성공률로 어려운 공을 모두 받아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컵 대회부터 호흡을 맞춘 GS칼텍스는 정규시즌 들어 더 강력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흥국생명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6개 구단 중 흥국생명을 제외한 모든 구단에 강했지만 흥국생명보다 주목받지 못했다. 다르게 말하면 GS칼텍스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팀은 흥국생명뿐이었다.
시즌 전반부는 흥국생명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중반부 이후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GS칼텍스는 5라운드부터 힘을 발휘했고 6라운드 흥국생명을 따돌리고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컵 대회부터 호흡을 맞춘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는 정규리그에서 더욱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다. 합산 공격 점유율 78.1%, 합산 공격 성공률 42.1%를 기록한 삼각편대를 앞세운 GS칼텍스는 득점과 공격종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러츠(854득점)는 득점 부문에서 3위를, 이소영(10위)과 강소휘(12위)도 나란히 순위권에 들었다.
여기에는 안정적으로 세트를 이끈 세터 안혜진의 활약이 컸다. 안혜진과 강소휘는 서브 부문도 각각 5·6위를 기록하며 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수비도 좋았다. 한다혜는 리시브 효율에서 45.64%로 해당 부문 3위를 차지했다.
8개월을 거치면서 GS칼텍스는 공격과 수비 어디도 빠지지 않는 팀이 됐다.
5판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도 GS칼텍스의 무대였다. 1차전을 가볍게 승리한 GS칼텍스는 2차전에서 이소영과 강소휘가 종횡 무진하며 트레블에 바짝 다가섰고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을 물리치고 3관왕 그림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