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미얀마 사태, 시리아 내전 떠올라..난민 위기 봉착"

군, 인터넷 송신탑 부수며 정보 소통 막고 있단 소식도
유혈사태 후 호화파티...국제 감각 전혀 없어
공포 무릎쓰고 여전히 시민 '냄비시위' 계속돼
군부, 시민 예금 몰수? 시민 지원 방법은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 김영미 독립PD



◇ 김종대> 미얀마 상황이 토요일날 5살 어린이 포함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원래 오늘 미얀마 소수 소모뚜 씨가 나오기로 될 예정이었는데 아시다시피 이분이 지금 군부에 지명수배를 받았어요. 현재 가족까지 위협을 받고 있어서 더 이상 공개 언론활동을 하기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소모뚜 씨를 대신해서 분쟁지역 전문PD로 활동하고 계신 김영미 PD 연결해서 미얀마 취재 상황 전해 드리겠습니다. 김 PD님 안녕하세요.

◆ 김영미> 안녕하세요. 김영미 PD입니다.

◇ 김종대> 항상 분쟁지역을 맹렬하게 취재하며 좋은 기사 보내주시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미얀마 출신의 기자들 또 언론인들하고 많이 접촉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분들로부터 주로 어떤 얘기 듣고 계십니까?

◆ 김영미> 현재 미얀마에는 다른 외신기자들도 접근이 전혀 안 되고 있어서 미얀마를 취재할 수 있고 또 뉴스를 내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오로지 미얀마 기자들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기자들하고 소통을 해서 취재를 원격으로 하거나 아니면 미얀마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취재를 한 내용을 받는 걸로 그렇게밖에 취재가 안 되고 있고요. 저번 달만 하더라도 인터넷 사정이 굉장히 원활했는데 오늘도 인터넷 송신탑을 군인이 부셨대요.

◇ 김종대> 송신탑을.

◆ 김영미> 그래서 인터넷 사정이 굉장히 안 좋아져서 지금 소통하는 게 굉장히 문제는 많은데 그래도 간간이 그 눈을 피해서 지금 취재를 진행 중이고 또 메신저를 통해서 계속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소식을 전해 받고 있습니다.

◇ 김종대> 점점 암흑의 시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렇게 전해 오는 소식, 현지 상황 지금 얼마나 절박합니까?

[KIC뉴스 캡처/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김영미> 저번 달 쿠데타가 나고 2월달만 하더라도 거리로 이제 나오는 시민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군부가 계속 무력으로 진압을 하고 또 사상자가 많아지고 또 아이들을 노리는 수법이나 아니면 강력한 체포작전 이런 거를 통해서 시위로 나오는 시민들을 계속 줄이는 작전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겁을 많이 내고 있고, 시민들도. 그래도 시위가 열리면 잠깐이라도 합류를 했다가 빠지더라도 하려고 하고 그리고 저녁 때 8시만 되면 냄비를 두드리는 거를 계속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섭지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그런 시민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앞으로도 장담할 수 있고 이게 언제까지 갈 수 있느냐 이런 질문들을 좀 많이 하고 있어요. 언제 끝날 것 같으냐라는 것을 물을 때 제가 좀 답답한 심정입니다.

◇ 김종대> 공포가 미얀마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또 이 사태 종식에 대한 간절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말씀이셨어요. 3월 27일이 미얀마 그러니까 군의 날, 국군의 날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러면 이날은 어떤 국가경축일인데 이날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하필이면 국가경축일에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김영미> 일단 현재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군부가 자신들의 건재함을 어떤 식으로든지 보여주고 싶어하고요. 그걸 퍼레이드라든지 아니면 무기를 보여준다든지 그렇게 국민들한테 약간의 쇼업을 할 필요가 분명히 있었고요. 그리고 여러 나라 장성들을 자신들이 초대를 해서 우리 미얀마 군부는 아직까지 끄떡없다, 이런 거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그런 걸로 아마 그 행사를 진행한 것 같고요. 중요한 건 그날을 기해서 군대 내부에 결속력을 좀 다지는 계기로 마련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정권으로 인정받기 위한 자신들의 자구책으로 보여집니다.

◇ 김종대> 흘라잉 총사령관 쿠데타의 최고 지도자 보면 기고만장하다고 그래야 될까 어떤 자신감이 오히려 느껴져요. 중국, 러시아 사절도 와 있고 리셉션으로 호화 파티로 하고 말이죠. 지금 도대체 국제사회에 대한 어떤 정세 판단이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요, 군부 입장에서.

◆ 김영미> 사령관이 만약에 국제 감각이 좀 많았다면 그런 호화 파티를 안 했겠죠. 그것만 보더라도 국제 감각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보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호화 파티를 하고 바깥에서는 시민들이 죽어간다는 걸 한꺼번에 전해진다는 걸 만약에 본인들이 계산을 한다 그러면 정말 정치적인 감각과 국제 상황들을 잘 고려한 리더십이라고 한다면 절대 그렇게 안 했겠죠.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그런 국제적인 정치 감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용감해지지 않았을까라는 게 저의 추측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상황들이 굉장히 우려스러운 거예요. 차라리 국제 무대에서 뭔가 정치적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 같은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약자한테 굉장히 강하게 구는 그리고 강대국에게는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까라는 상황이 저는 보여지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 갈 수밖에 없다는 거는 굉장히 길어진다는 얘기예요. 그래서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 김종대> 그러면 지금 UN안보리가 소집이 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미국이 미얀마와 모든 국제협력 관계를 중단한다는 선언도 들리고 여러 가지 이야기 들리는데 이거 다 무시해버리는 겁니까?



◆ 김영미> 그 계산을 할 줄 안다고 그러면 이런 식의 초호화 파티를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 계산조차 없었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 사실상 미국이 그런 경제제재를 한다는 자체가 그렇게 미얀마가 경제가 활발하게 국제관계가 있고 그랬던 나라라면 좀 타격이 있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았던 나라거든요. 그리고 지하 자원도 굉장히 많은 나라고. 그래서 그렇게 큰 실효를 거두지는 못 할 것 같다. 최소한 단기에는 큰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라는 게 제 예상입니다.

◇ 김종대> 국제기구가 이렇게 무력할 수 있나 이런 생각까지 들어요. 팬데믹 때도 그렇게 무력하더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네요. 타격이 별로 없다는 얘기에 제가 좀 힘이 빠집니다. 그런데 군부가 최근에 돈줄이 말라서 은행 예금까지도 통제하거나 몰수한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또 미얀마 시민들을 위한 지원금을 보내는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전달을 차단한다든가 별수를 다 쓰는 것 같습니다. 들으신 얘기 있나요?

◆ 김영미> 미얀마 군부뿐만이 아니라 미얀마에 돈 있는 사람들은 주로 집안에 현찰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돈줄이 마른다든가 그런 것은 사실 제 생각에는 그 쿠데타 나기 전부터 다 예상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다른 차명계좌로라도 외국에 어떤 선을 마련했을 것 같고요. 지금 현재 예금을 압수하겠다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은행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CDM이라고 해서 시민불복종운동을 지금 해서 은행에 근무를 하지 않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국제사회가 또 미얀마 안으로 지원금을 들여보내는 이런 방법들은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제가 방송에서는 이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 말을 하면 또 그게 막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말 못하는 심정을 청취자 분들도 좀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종대> 소모뚜 씨가 이재명 도지사를 만났다고 지명수배를 내리는 걸 보면 한국에 대한 미얀마의 민감한 감시랄까 이 관찰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의 움직임까지 다 관찰하는 거죠.

◆ 김영미> 한국 뉴스도 굉장히 열심히 보는 걸로 알고 있고요. 군부에서 한국 정부의 어떤 조치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경 써서 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강자한테는 굉장히 약한 거예요. 전혀 항의조차도 못 하고 있는 거죠.

◇ 김종대> 우리 정부에.

◆ 김영미> 그래서 약한 시민들에게만 저렇게 악랄하게 한다는 그 자체가 미얀마의 정권을 가질 만한 자격이 안 된다고 봅니다.

◇ 김종대>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계속 좀 더 떠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문제는 미얀마가 과연 어디로 가는 거죠. 미얀마의 미래가 뭐냐 이게 제일 관심사거든요. 지금 양상이 조금씩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내전으로 간다는 얘기도 있고 좀 전망을 좀 부탁드립니다.

◆ 김영미> 제가 지금 미얀마 사태를 지금 지켜보면서 옛날에 시리아 내전이 떠올랐어요. 시리아 때 처음 시민들이 봉기를 막 했을 때 알 아사드 정부가 국제사회 눈치를 봤거든요, 처음에는. 그래서 헌법도 뜯어고치고 막 이렇게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국제사회가 말뿐이었었어요. 그냥 경고한다, 그만해라 이 정도의 말과 성명만 나오니까 시리아 정부가 바로 시민들에게 무력으로 대응을 하더라고요. 그다음부터 내전의 양상으로 보는 것을 그때도 봤기 때문에 지금 미얀마에도 반군들이 무기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임시정부가 만약에 이 반군들과 합세해서 무력으로 대응을 하기 시작하면 미얀마도 내전의 양상으로 가는 건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AFP=연합뉴스) 지난 29일 미얀마 양곤 민주화 시위 현장 연합뉴스


◇ 김종대> 그러면 미얀마가 아시아판 시리아가 될 수도 있다 이 주장 하시는 거예요?

◆ 김영미> 만약에 이게 무력이 치닫게 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미얀마 난민이 발생할 수도 있고. 그래서 시리아에서 난민이 발생해서 유럽이 굉장히 힘들었잖아요.

◇ 김종대> 오늘날 유럽 사회가 거의 풍비박산 나다시피 했죠.

◆ 김영미> 미얀마에서 만약에 난민이 발생했을 때는 아시아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사안이거든요. 그래서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시리아도 내전을 막을 수 있었던 시간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얀마도 지금 그 골든타임일 수 있어요. 그래서 국제사회가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한 목소리로 좀 더 관심을 갖는다면 미얀마 사태의 종결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이 모든 것들은 세계 시민의 선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적극적인 관여정책을 주장하시는데요. 마지막으로 미얀마 시민들의 가슴 아픈 희생 줄이기 위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무엇이 있을까요?

"내 아들이 죽었어요" 울부짖는 미얀마 시민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얀마에서 27일 군경의 무차별적 총격으로 희생된 시민들 가운데 어린이가 여러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미얀마군의 날'인 이날 미얀마 곳곳에서는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왔고 하루 동안 군경의 총격으로 약 10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2021.3.28 [트위터 @Augustmai4. 재판매 및 DB금지] (끝)


◆ 김영미> 미얀마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현재 사진이나 기사 이런 나오는 것들은 미얀마의 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군부의 눈을 피해서 한 장이라도 내보내고 있는 아주 값진 뉴스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이 나왔을 때 관심 있게 봐주고 또 미얀마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 그게 지금으로써는 가장 시급하고요. 또 국제사회가 빨리 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해 주는 것 또한 우리가 세계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세계 시민으로서 양심을 발휘하자, 이런 말씀이셨어요. 오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 김영미> 감사합니다.

◇ 김종대>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P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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