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지주, 11번가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이 참여했다.
또 큐텐(Qoo10)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 중 롯데와 신세계,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업체는 다음달 초 이베이코리아 실사를 거쳐 5월 말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본입찰에는 얼마나 높은 금액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최종 협상대상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예비입찰 참가 업체들은 이베이코리아가 제시한 몸값 5조 원에 못 미치는 4조 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커머스 하위권 주자 인수전 참여 공식화…네이버 자리 노린다
지난해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 20조 원으로 네이버(27조 원)와 쿠팡(22조 원)에 이어 3위를 기록한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후발주자들에게 또다른 '기회'이자 도약의 발판이다.
예비입찰 전까지 인수 도전 사실을 함구하던 참가 기업들은 인수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사업부문) 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23일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심이 있다"며 인수 참여를 공식 확인했다.
사업 부진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조영제 전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영입한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략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이베이코리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나 대표를 영입하면 인수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 의지를 밝혔다.
강 대표는 "급변하는 e커머스 경영환경 속에서 이마트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사업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리의 과업"이라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인수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탈통신'에 매진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매각설까지 나온 11번가를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 10조 원으로 4위인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 거래액 30조 원으로 네이버(27조 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변수는 5조 원에 달하는 몸값이다. 인수 기업들이 원하는 가격은 2~3조 원대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의 불참 이유도 높은 인수가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터테인먼트와 관계 중심인 카카오가 오픈마켓을 인수할 경우 기존 사업간 시너지가 미비해 5조 원을 투자한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에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연평균 거래액은 20조 원에 달하지만 매출 성장세는 10% 이하로 한자릿수에 그치면서 15%인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쿠팡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91%에 달한다.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지분 조정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 기업이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이베이가 나머지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거래 인수자는 인수 자금 부담이 줄어들어든다. 이베이측 역시 빨리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베이 본사 역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매각을 포함한 옵션을 검토중"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