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보컬 강조한 '밤비', 굳히기 들어간 '백현표 R&B'

세 번째 미니앨범 '밤비', 다양한 R&B 장르 6곡으로 채워…입대 전 마지막 앨범
디즈가 작업한 동명의 타이틀곡 "훅이 중독적, '내 거다' 싶었다"
미니 1집부터 솔로 활동에서 꾸준히 R&B 음악 들려줘
선주문량만 83만 장 달해 또 자체 최고 신기록
어느덧 30대 들어선 백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 많이 해 보고파"

30일 오후 2시, 엑소 백현의 세 번째 미니앨범 '밤비'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활동 때는 현란한 퍼포먼스와 뚜렷한 콘셉트가 인상적인 곡으로 대중을 찾았다.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열정적"이었고, "'우리가 다 부술 거야!' 하는 음악"이었다. 20대 초반 데뷔해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엑소(EXO) 백현은 올해로 30대가 되었다. 서른이 된 백현은 조금 더 느슨하더라도 더 '귀 기울이게 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2시, 백현의 세 번째 미니앨범 '밤비'(Bambi)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엑소 시우민이 사회자로 나선 이날 행사에서는 타이틀곡 '밤비'를 포함한 수록곡 미리 듣기와 '밤비' 뮤직비디오가 최초 공개됐다.

2019년 7월 첫 번째 미니앨범 '시티 라이츠'(City Lights)로 데뷔 7년 만에 솔로로 첫발을 뗀 백현은 지난해 5월 발매한 미니 2집 '딜라이트'(Delight), 이번 '밤비'까지 꾸준히 R&B 음악을 선보였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수록곡도 뚝심 있게 R&B 장르로 채웠다.

지속해서 R&B를 들려주는 이유를 묻자 백현은 "R&B는 들으면 아시겠지만 장르가 되게 넓다. 저는 R&B를 정말 못했다. (회사 들어와서) 처음엔 발라드만 불렀다. 솔로 앨범은 부족하지만 제가 더 잘하고 싶은 장르로 가고 싶었다. 처음부터 R&B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밤비'의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같은 '밤비'다. 밤에 내리는 비와 사슴 캐릭터 두 가지 모두를 뜻한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디오씨도 그렇고 주변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신다. 백현만의 장르가 생긴 것 같다고. 또, R&B 장르를 다른 분들이 많이 안 하시더라. 백현의 장르라는 것을 빨리, 여러분 마음속 한켠에 두고 싶어서 (R&B를) 선택하게 되었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백현은 "이번 앨범은 제가 서른 살에, 입대 전 마지막으로 엑소엘(팬덤) 여러분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 제 머릿속 모든 아이디어를 통째로 쥐어짜내 만든 앨범"이라며 "백현이의 다양한 모습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같은 '밤비'다. '밤비'는 인기 작곡가 디즈와 쎄이가 참여한 R&B로, 감성적인 기타 선율과 백현의 감미로운 보컬이 돋보인다. 가사로는 동화 같은 표현으로 성숙한 사랑을 담아냈다.

백현은 '밤비'에 관해 "밤에 내린 비, 사슴 캐릭터 밤비 두 가지 다 된다. 두 밤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인 것 같고, 제가 녹음하면서 같은 밤비라도 발음, 목소리, 톤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신경 많이 썼다. (보컬로는) 흉성을 많이 섞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같은 엑소 멤버인 시우민이 MC를 봤다. 왼쪽부터 백현, 시우민.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밤비'를 "백현 맞춤 곡"이라고 표현하며 자부심을 드러낸 그는 "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녹음하기도 너무 편했다. 제가 잘 쓸 수 있는 음역과 리듬을 디즈 형이 잘 잡아주셔서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곡이고, '밤비~ 밤비~' 하는 이 훅이 굉장히 중독적이어서 마음에 들었고, '내 거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백현은 '밤비'를 통해 '덜기'와 '내려놓기'를 택했다. 의상을 간소화했으며 안무의 양도 줄였다. 그는 "멋있는 의상이 아니더라도 '난 멋있게 보일 수 있다!' 이랬던 것 같다. 안무 같은 경우도 너무 열심히 추는 느낌은 아니다. 서른 살이 됐으면 약간 흔들거려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살랑살랑 추면서 무게감을 실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 초기 단계부터 백현의 의견이 반영됐다. 비를 맞는 설정이 꼭 들어가야 한다, 페도라가 등장해야 한다 등이 모두 그의 의견이다. 영화 제작 시 쓰는 렌즈를 쓰자고 제안한 것 역시 백현이다.

"사실 지금까지 찍어왔던 뮤직비디오는 립 파트를 잘해야 하고 얼굴이 잘 보여야 했어요. 저는 그걸 조금 배제시키고 얼굴이 안 보여도 룩이 괜찮으면 괜찮다고 했어요. 사람들이 나를 백현이라고 인식하는 게 너무 좋고, 그 과정에서 내가 조금 더 성장한 아티스트로 보이고 싶어요. 감성적인 포인트를 깨지 않고 좋은 흐름을 가져간다면 더 좋을 거 같다고 했고요. 얼굴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는 뮤비일 것 같아요."

백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른 수록곡을 두고도 백현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러브 신'(Love Scene)은 "(앨범의) 전체적인 무드를 느낄 수 있는 곡이어서 첫 번째 트랙으로 넣었다"라며 "콜드 작가님께서 저를 위해 써 주신 곡"이라고 말했다. '러브 신'은 드물게 백현의 저음에 집중할 수 있는 곡이다.

톤 스티스가 만든 '올 아이 갓'(All I Got)에 관해서는 "애드리브가 클라이맥스처럼 몰아친다. 스태프들과 '가창력의 끝을 보여주는 노래'라고 농담할 만큼 극악의 고난도 곡이다. 고음 파트가 굉장히 많아서 제가 처음으로 이틀 나눠서 녹음했다"라고 밝혔다.

백현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편할 줄 알았지?' 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모두가 아는 모습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노래한 '프라이버시'는 부드러운 보컬과 아기자기한 가사가 특징이다. 백현은 "하기 싫은 무언가를 하기 전에 들으면 기분 전환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크라이 포 러브'(Cry For Love)는 이번 앨범에 실린 유일한 이별 가사라 마지막 트랙이 됐다. 백현은 "이별 후 괜찮다면서도 연인을 잡고 싶은 모순된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보컬도 섬세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제 밑의 소리(저음)부터 위의 소리(고음)까지 쫙 다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현은 '밤비' 뮤직비디오에 비 맞는 장면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고, 이는 실제로 반영됐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놀이공원'은 지난해 12월 선물 같이 깜짝 공개한 곡이다. 백현은 "원래 앨범 곡으로 준비하던 곡이고, 처음 듣자마자 빨리 싱글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그림이 그려지는 가사를 좋아하는데 그런 곡"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발매한 미니 2집 '딜라이트'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백현은 새 앨범 '밤비'로도 음원 공개 전부터 83만 장이라는 선주문량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백현은 "'딜라이트' 밀리언셀러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제가 열심히 노력한 순간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제가 잘나서라기보다 엑소 내에서 멤버들과 오랫동안 해온 내공도 있었다고 생각하고, 엑소엘 여러분이 무한한 사랑을 주신 덕"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백현은 지난 앨범까지 솔로 가수로서의 '성장'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이제는 '굳히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앨범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점으로 '안정감'을 꼽으며 "가수이다 보니까 보컬에 더 치중한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캔디'(Candy) 때보다도 안무 양이 줄었다. 하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다이내믹한 레인지로 여러분의 귀를 조금 더 간지럽히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변해서 그라데이션을 그리는 팔색조를 꿈꾼다는 백현의 세 번째 미니앨범 '밤비'는 오늘(30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다.

백현의 미니 3집 '밤비'는 30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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