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군 당국이 발표한 비행거리 450km와 북한이 발표한 600km가 차이가 난다는 점이 문제가 됐는데,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실제 비행거리와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육군대령)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탐지 레이더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구 곡면에 따라서 동쪽으로 발사되는 부분에 대해, 초기에 포착되는 부분을 (바탕으로) 설명드린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합참은 지난 25일 오전 7시 6분과 25분쯤 북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비행거리 약 450km, 고도 60km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다음 날 북한이 이 사실을 발표하면서 "시험발사한 2기의 신형전술유도탄은 조선동해상 600km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 점이 문제가 됐다. 군이 탐지한 비행거리와 150km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한 뒤 고도를 올리는 '상승', 안정적인 고도를 유지하며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중간', 본격적으로 목표를 노리며 하강하는 '종말'단계로 나뉜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보통 지상에 배치된 그린파인 레이더와 해군 이지스함의 레이더를 통해 포착된다. 그런데 실제 발사 지점이나 착탄 지점이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지구가 둥글다는 특성 때문에 일정 고도 이하에서 미사일 탐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음영구역'이 생기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미사일이 종말단계에서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저고도로 들어간 뒤 수평비행을 하다가 갑자기 솟구치는 풀업(pull-up, 하강단계 상승비행) 기동을 했고, 군이 이를 탐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추정한다.
북한도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특성 역시 재확증하였다"며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믿을 수 없으며 오류 또는 과장이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29일 국가정보원이 해당 미사일에 대해 "풀업 기동을 실제로 했는지, (했다면) 비행거리는 얼마나 늘었는지 분석하고 있는데 450km라고 발표한 것은 (풀업 기동 없이) 자연낙하했을 때(를 기준으로) 추정한 거리"라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합참의 설명은 군 당국이 초기에 탐지한 비행거리 450km가 풀업 기동 등으로 인해 실제 비행거리와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여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준락 실장은 "이런 것들이 남쪽 방향이라면(한국을 향해 날아온다면) 우리가 모든 정보를 포착할 수 있고, 현 단계에서는 다양한 출처의 모든 정보자산에서 나온 정보들을 종합해서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시험발사를 위해 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음영구역이 생겼을 뿐, 실제 상황에서는 저고도의 풀업 기동이라고 해도 여러 레이더 등을 활용해 탐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