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장애인에 대한 무분별한 치료감호는 중대한 인권침해이자 차별행위"라면서 "지적장애나 발달장애는 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이들을 치료감호소에 10년 넘게 부당하게 가둔 정부에 위자료 3억7천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황모씨는 지난 2009년 징역 1년6개월을 받고 치료감호를 명령받았다. 이후 황씨는 의료진의 치료감호 종료 소견이 있는데도 자신이 받은 형기의 8배가 넘는 11년 4개월간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됐다.
다른 소송 원고 이모씨는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으로 현재 1년 6개월의 형기가 모두 지났는데도 치료감호소에 여전히 수용돼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11월 황씨에 대한 치료감호가 부당한 인권침해라면서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단체 관계자는 "황씨는 지난 10년간 치료감호 종료를 여러 번 신청했지만 치료감호심의위원회에서 모두 기각됐다"며 "하지만 인권위 진정 이후 황씨에 대한 치료감호 종료가 거의 바로 결정됐고, 현재는 감호소를 나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국가배상소송을 맡은 최정규 변호사는 "이번 손해배상은 국가배상법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따른 청구 사건이다"며 "입증책임을 원고(피해자)가 아닌 국가에 지우려는 목적이다. 왜 황씨와 이씨를 필요 이상으로 구금했는지 대한민국이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다솔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국가의 법 집행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선명하게 드러난 사안이고 국제인권법도 명백히 위반했다"라며 "무분별한 발달장애인의 치료감호는 고문 행위로 볼 여지도 있다. 유엔에 진정을 제기해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