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전히 해당 시유지 매입과 매각 과정에서의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등기부등본 등 관련 서류와 박 후보 측의 설명 등을 종합해 땅을 사고 판 과정을 재구성해봤다.
◇박 후보, 시유지 매매 계약한 뒤 중도금 2년여간 연체…담보대출로 소유권 이전 직후 매각
부산시는 1992년 토지구획정리(환지) 과정에서 취득한 해운대구 중동 일대 공공용지를 2000년부터 2001년 사이 순차적으로 민간에 매각한다.
박 후보는 부산시가 비슷한 면적으로 분할해 매각한 이 공공용지 중 한 개 필지 590.7㎡(178평)를 2001년 6월에 매매한다.
특이할 점은 박 후보가 매수한 땅 주변 공공용지 4필지는 건설사 등 법인이 샀다는 점이다.
공공용지를 산 각각의 법인은 하나같이 일시금으로 잔금을 내고 곧장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중도금 형태로 10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를 한 뒤 소유권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시와 계약을 맺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는 '일반재산의 매각대금은 그 전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에 한꺼번에 내야한다'고 되어 있다.
다만, '전액을 한꺼번에 내는 것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자를 붙여 분할납부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박 후보는 여기에 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6개월에 한 번씩 8300여만 원을, 모두 10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총 매매금액은 8억3천여만 원이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박 후보는 5회차까지 매 6개월마다 8300여만 원씩, 모두 4억1600만 원을 납부한 뒤 이후 중도금 납부를 연체한다.
그러다가 2005년 7월 해당 토지를 담보로 금융권에 대출을 내 연체된 중도금 등 잔금을 모두 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한다.
현행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상 '납부기한까지 매수대금을 내지 아니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은 계약을 해지하거나, 지체 없이 그 권리의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 여기서 말하는 매수대금 납부 기한이 각각의 분할납부 기한인지, 총금액의 납부 기한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당시 계약서를 확인해봐야겠지만, 통상적인 계약서 양식에 따르면 분할 납부를 할 때 중도금 납부 시한을 어길 시 제재 등에 대한 특약 사항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시 최초 입찰 관련 서류가 없어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지만, 연체에 따른 이자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기준으로 당시 상황을 일반화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금싸라기 땅 매각 대금은 사실상 '공시지가'…헐값 아니다?
박 후보는 2006년 국회의원 재산신고 당시 해당 토지를 5억 원에 매각했다고 기입했다.
애초 방송토론회 등에서 "오래된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던 박 후보는 이후 매각금액은 9억8천만 원이었다고 정정했다.
박 후보는 "그 해 재산신고 이후 인수(소유권 이전등기) 과정에서 빚을 지고 샀다"며 "다음해 재산신고를 할 때 부채를 탕감하고 5억 원이라고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부채 역시 신고 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시 보좌관이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05년 당시 해당토지의 ㎡ 당 공시지가는 166만원. 토지면적 590.7㎡를 대입해보면 9억8056만2천원이 나온다.
사실상 공시지가에 맞춰 땅을 판 것이다.
현 정부가 단계적으로 공시지가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듯이, 공시지가가 시세 대비 낮게 책정되는 것은 사회 통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공시지가를 토대로 가격 흐름은 가늠해볼 수는 있는데, 2003년 ㎡당 128만 원이던 해당 토지의 공시가는 한 해 뒤 146만 원으로 상승했고, 매각 연도에는 166만 원까지올랐다.
가격 상승세에 있는 토지를 공시지가에 맞춰 판 셈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애초 화랑으로 사용하려던 목적이었으나, 다른 곳에 부지를 확보하면서 급히 판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박 후보가 당시 공시지가대로 판 해당 토지의 현 시세는 9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당시 이 땅의 매수자가 지인이었으며, 이후 매수자의 아들 등과 함께 이후 기장군 청광리 일대 토지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3월 25일자 [단독]박형준 해운대 금싸라기 땅 헐값 매각 상대는…부동산 투자 파트너?]
박 후보는 방송토론회에서 "집사람 화랑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고 그래서 형제같이 지내는 분"이라며 "좋은 취지에서 미술관을 하기로 했는데,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줬기 때문에 아들 이름으로 (기장 땅을)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의혹을 제기하면 밑도 끝도 없다"면서 불법이나 부정한 토지 거래는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