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타격을 입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반부패대책…중과세 부과, 공직자 재산등록 확대
정부는 반부패대책을 통해 "2년 미만 단기 보유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세율을 내년부터 10~20%p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기 보유 토지 양도세율은 1년 미만은 현행 50%에서 70%로, 2년 미만은 현행 40%에서 60%로 상향된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 시 중과세율은 현행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올라간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대 30%인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을 배제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공직자 부동산 투기 원천 차단을 위해 원칙적으로 모든 공직자가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인사혁신처의 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은 4급 이상과 임원 이상 등 고위직 중심으로 약 23만 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토지개발과 주택건설 등 부동산 관련 부처 및 공공기관의 경우 해당 업무 종사자 전원이 재산을 등록하도록 할 방침이다.
LH, SH 등과 같은 부동산 업무 전담 기관은 업무 내용을 따지지 않고 전 직원이 재산을 등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 재산 등록 대상자가 약 7만 명 추가될 전망이다.
◇지구지정 못 한 곳도, 보상 중인 곳도…불신 가득 민심
당장 지난달 3기 신도시로 추가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의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다.
관련 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반부패대책에 대해 "(처음 폭로가 나온 지) 3주 정도 지났는데, 투기한 사람들도 아직 다 찾아내지 못한 상태가 아니냐"며 "투기 논란을 제대로 수습조차 못 한 상태에서 다음 택지를 발표하기 위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위원회 차원에서 결정된 지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주민들마다 신도시 추진에 찬반 의견도 분분하다"면서도 "(신도시 추진보다) '제도적 보완이 먼저'라는 데에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남교산지구의 한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부당이득을 편취한 건 마땅히 지탄받아야 하는 문제지만, 이런 소용돌이가 치고 나면 보상 장벽이 높아지고 괜히 원주민이 불리해진다"고 비판했다.
고양창릉신도시통합대책위원회 관계자는 "50년 가까이 개발제한구역 등으로 묶여 있는 상태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렇게 뺏기는 것보단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들을 하는 분위기"라며 "추이를 보고 다른 택지지구들과 공조해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기 위한 공동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현재 불거진 투기 문제 자체를 제대로 수습하기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광명시흥지구에 대한 신규택지 발표를 취소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정부 신뢰를 좀 더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대책은 앞으로의 투기 억제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사실 기존에 이뤄진 투기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얼마나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또, "처음부터 제도를 너무 엄격하게 만드는 것보단 일단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둔 다음에 이후 실행 과정에서 보완해가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현재까지의 실패를 인정하고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말 2‧4대책과 관련한 도심사업 후보지에 이어 다음 달 2차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