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전세금 인상 논란'에 김상조 교체…후임에 이호승

김 실장 어젯밤 보도 직후 사의 표명, 오늘 아침에도 대통령에게 사의
문 대통령, 부동산 정책 신뢰 살리기 위해 인사 단행한 듯
신임 이호승, 김상조와 재난지원금, 한국판 뉴딜 등 손발 맞춰와

대통령비서실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퇴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했다. 후임에는 김 실장과 손발을 맞춰온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김 실장의 사의를 갑작스럽게 받아들인 배경에는 우선 김 실장의 '전세금 인상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이 임대차 3법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해 7월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보증금을 14.1% 올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판이 일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실장은 전날 밤 전세금 인상 논란 보도가 나온 직후 유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에는 대통령을 만나 직접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부동산 관련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그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다"며 "우선 본인이 지금 이런 지적을 받는 상태에서 일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강력한 사임 의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근본적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의 불신 초래를 허용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미 지난해 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현안이 있어 당장의 교체를 미뤄둔 상태였다.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미뤄뒀던 인사 카드를 단행한 셈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굳이 이번 건만이 영향이 아니고 사의 표시한지 꽤 되고, 이번에 부동산과 관련된 여론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 불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여부나 해명의 여지와 관계없이 본인께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강력하게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퇴임 인사에서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대책 등 부동산정책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게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의 마지막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호승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후임에는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과 재난지원금과 한국판 뉴딜 설계 과정에서 김 실장과 발을 맞춰온 이호승 수석이 임명됐다.

유 실장은 "재난지원금 한국판 뉴딜 등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며 "치밀한 기획력과 꼼꼼한 일처리로 신망이 높으며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보유해 집권후반기 경제활력 회복과 포용국가 실현 등 국정과제 성공을 완수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 신임 정책실장은 인사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가지 정책과제에 집중하겠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 △국제질서 변화 속 선도국가 도약 △그 과정에서 불평등 완화 및 사회안전망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민들께서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자신감있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뒷받침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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