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에 속수무책 몽골…무분별한 목축·광물 채굴 사막화 가속

中 매체 "몽골 국가적 차원 노력 효과 못거둬"
몽골 돈되는 산업이 목축, 광업 밖에 없다보니
기후변화도 사막화에 한몫

차이신 캡처
최근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열흘 간격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작점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간에 신경전이 벌어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에서 양질의 매체로 평가받는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이 발원지 논란과 별개로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더해 몽골의 과도한 목축과 광산 채굴이 사막화와 황사를 촉진시키지만 마땅한 대안이 안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몽골의 자연 조건은 황사에 취약하다. 삼림이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고 80% 이상은 고산지대, 사막 스텝, 메마른 초원 등이다.

건조하고 황량한 땅에 강한 바람이 불면 황사가 발생하는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지만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는 몽골에서의 황사 빈도를 증가시킨다.

1940년 이후 몽골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1.8도 이상 상승했고 이런 추세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몽골의 건조화와 사막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경보, 초미세먼지 주의보 및 황사경보까지 내려진 2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국 주도로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6개국이 환경문제 완화를 위해 구성한 협의체인 동북아환경협력계획(NEASPEC)의 보고서에 따르면 몽골 사막화의 주요 원인은 가뭄과 바람에 의한 침식이다.

몽골의 경제가 가축 방목과 광물 수출에 의존하는 것도 생태계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몽골 정부 자료에 따르면 1990년에 비해 2018년에 2.6배나 많은 가축이 방목되고 있다. 방목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목초지에 대한 수요와 황폐화로 이어진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몽골에는 자연 목초지에서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가축보다 3천3백만 마리나 더 많다.

특히 염소에서 추출하는 캐시미어 가격 상승은 더 많은 염소 사육으로 이어져 1990년과 2018년 사이에 몽골 전체 가축의 20%에서 40%로 증가했다. 설상가상으로 염소는 풀을 뿌리째 들춰내면서 먹는 습성이 있어 목초지 황폐화와 사막화를 가중시킨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지하자원 채굴도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황사로 뒤덮인 중국 수도 베이징. 연합뉴스
몽골도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법을 제정하고 그린벨트를 구축하는 등 생태환경 보호에 나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목축과 광업 이외에 마땅히 돈 되는 사업이 없다보니 사막화 방지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차이신은 몽골의 농부와 목동의 절반은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다며 가축을 줄이면 연간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조치로는 환경이 삶의 질 개선보다 우위에 놓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차이신의 이런 보도는 황사의 주된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몽골이고 중국의 황사 방지 노력은 성공적이라는 평가 속에서 더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중국 기상 당국과 달리 우리 기상청은 최근의 황사가 중국 북서부와 몽골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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