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남대전' …박영선 '보수 텃밭서 반격' vs 오세훈 '굳히기'

박영선 후보, 서초·강남서 유세전
공공민간 참여형 재건축·재개발 공약…고속터미널 지하상가서는 판매 돕기도
'비닐봉지 무상제공' 논란 의식한 듯 "봉투값 받았다" 연발하기도
젊은층 많은 코엑스 찾은 오세훈…직접 2030세대에 마이크 건네 현정권 비판
안철수도 가세해 "서울 경제 살리고 젊은이 돌아오게 할 사람은 吳"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 고속터미널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맞대결 중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첫 주말 마지막 날인 28일 보수 야권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남 지역을 두고 유세 경쟁을 펼쳤다.

◇'보수 텃밭' 표심 공략 나선 박영선…'부동산 드라이브'도 계속

지원유세에 나섰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전날인 27일 일정을 비대면 유세로 전환하며 한 숨을 고른 박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초구를 찾아 집중유세에 나섰다.

박 후보는 고속터미널 광장 유세에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협조하는 공공민간 참여형으로 재건축,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며 4번째 서울선언을 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에 민감한 강남지역 유권자들을 향해 "각 사업지구별로 진행이 안 됐던 원인을 찾아 대안을 빠르게 내놓고 개발이익이 주민과 지역에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35층이라는 획일적인 층고 제한으로 막혔던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함으로써 아름다운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를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살핀 박 후보는 자신이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시절 보급을 지원했던 스마트상점 단말기를 가동해보며 장관 재직기에 대한 성과 홍보에도 나섰다.


박 후보는 상가 앞에 서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상점을 홍보하는 한편 매장 직원으로도 변신해 판매를 도왔다.

지난 25일 첫 선거운동 장소로 찾았던 편의점에서 불거진 비닐봉지 무상제공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에는 "봉투값 100원을 받았다"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비닐봉지 값 수령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신의 후원회 개소식에 참여하기 위해 잠시 종로로 향했던 박 후보는 이번에는 발걸음을 젊은 층의 이동이 잦은 강남역으로 돌려 거리유세를 이어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텃밭' 강남 집중한 오세훈, 안철수 등 野 합동 유세

국민의힘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신사동에서 출발해 코엑스를 거쳐 신림동까지 서울 남부권을 중심으로 유세를 펼쳤다.

보수층 텃밭인 강남 코엑스 유세에선 단일화 경쟁 후보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까지 가세해 화력을 집중했다.

오 후보는 코엑스 유세에서 자신의 연설 전에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20~30대 지지세가 박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감안해, 코엑스를 찾은 20~30대 유권자들이 직접 정부‧여당을 비판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시민 노모씨는 이 자리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시장직에 오를 수 있게 원인제공을 한 오 후보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지만 그 후 수차례 사과를 했다"며 "공약집을 보면서 진짜 일해 본 사람, 경험 있는 시장의 확실한 약속으로 받아들였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취업준비생인 양모씨는 "조국, 윤미향, LH사태 등을 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슬로건이었던 '기회는 공정, 과정은 평등, 결과는 정의'가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인기를 끌려고만 하는, 포퓰리즘 때문에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행태에 염증을 느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시민들의 발언 이후 연단에 오른 오 후보는 "현 정권 들어 공존과 상생의 사회 분위기를 이야기 하는 게 사치스러워지고 어색해졌다"며 "젊은이들이 바라는 정치, 통합과 화합의 정치, 이분들에게 떳떳한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합동 유세에 나선 안 대표도 "제가 여기 나온 이유는 오 후보가 당선돼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사람이 모이는 도시도, 경제수도도 아닌 이런 서울을 다시 경제 성장 동력 만들고 젊은이들이 돌아오게 할 사람은 오 후보"라고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강남 유세를 마친 오 후보는 서부권인 관악구와 금천구로 이동해 시민 유세를 이어갔다.

관악산 입구에서는 주말을 맞아 산행에 오른 시민들과, 인근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취업준비생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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