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 참사로 인해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오던 강기석(62·함안) 씨가 17일 새벽 0시쯤 숨졌다.
마산삼성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강 씨는 전신 80%의 화상을 입고 산소호흡기에 생명을 의지해 왔다. 이로써 화왕산 참사로 숨진 피해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숨진 강 씨 외에도 전신 화상을 입은 6명 가운데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위독한 환자들이 더 있다.
정 모씨(50)씨도 전신 85%의 화상을 입고 현재 부산하나병원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의식이 있긴 하지만 화상의 정도가 너무 깊어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같은 병원 조모(56) 씨와 곽모(52) 씨도 일반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전신 50%가 넘는 화상을 입어 하루하루 고통속에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장례를 치렀던 故 박노임 씨의 남편이기도 한 정모(42) 씨도 서울한강성심병원에서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 간호사는 "전신 65%의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중요한 고비는 넘겼지만, 상태가 호전될 지 안 될 지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전했다.
다른 환자들도 심한 정신적인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푸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모(62) 씨도 얼굴과 엉덩이 등 전신 21%의 화상을 입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씨의 부인은 "정신적으로 버틸 만큼 남편이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며 "충격을 받을까 싶어 노모에게도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화왕산 참사 기억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루는 등 극심한 휴우증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 중인 김모(36) 씨는 "치료비도 중요하겠지만, 아무래도 그 때의 화재 기억이 아직도 생각이 날 때면 초조하고 불안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푸른병원에서 입원 중인 김모(49) 씨도 "처음 2-3일간은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너무 힘들었다"며 "배바위 근처에 있었는데 화재가 워낙 거세서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기억을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