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는 26일 공식입장을 내어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다. 그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드라마"라고 밝혔다.
이어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 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 특히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 의도와도 전혀 무관하다"라고 해명했다.
JTBC는 "현재 이어지고 있는 논란이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 의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힌다. 아울러 공개되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설강화'는 1987년 대한민국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여대생 영초(지수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23%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SKY 캐슬'의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PD가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화제였다.
하지만 '설강화'는 초기 설정과 시놉시스가 공개된 지난해 8월 이후부터 민주화운동을 폄훼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어딘가 비밀스러운 매력을 가진 남자 주인공이 알고 보니 남한에 내려온 간첩이었다는 것,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실존 인물 천영초씨의 이름과 같은 여자 주인공의 이름, 안기부 팀장과 직원 역할을 두고 "언제나 절도 있게 물러나는 법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는 원칙주의자이자 대쪽 같은 인물", "이루고자 하는 일에는 거침없이 뛰어드는 열정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한 것 등이 문제가 됐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이화여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반발이 있었다. '설강화'의 가제는 '이대 기숙사'였고 최근 공개된 촬영 사진에서 '해방 호수'라고 쓰인 현수막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해방 이화'는 이화여대의 슬로건이다. 이화여대 출신인 유 작가는 실제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던 80년대 후반 학번이기도 하다.
tvN '철인왕후', SBS '조선구마사'가 연달아 역사 왜곡으로 인해 거세게 비판받은 가운데, 30년 전후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설강화'가 내놓은 해명대로 우려를 씻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