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공원국 작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김종대> 그러면 다음 주제 다뤄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쓰레기 문제가 바로 글로벌 이슈입니다. 그런데 선거 쓰레기 문제. 이게 지금 선거 중이란 말이죠. 이게 특별히 오늘 그 이야기 준비해 오셨다고요?
◆ 홍수열> 그러니까 일단 지금 보궐선거가 서울, 부산 비롯해서 21개 선거구에서 미니선거로 진행되고 있는데 사실 2018년에 지자체 선거 있었고 작년에 총선 있었고 올해 지금 미니 선거 하고 내년에 지자체 선거하고 대선이 또 다가오고 있습니다.
◇ 김종대> 보궐선거도 몇 번 있어요.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있을 거고.
◆ 홍수열> 지금 한 번 대규모 전국 선거를 치를 때마다 선거로 인해서 쓰레기가 엄청나게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선거로 인해서 내년에는 선거 쓰레기 파도가 밀려올 것 같아요.
◇ 김종대> 아니, 얼마나 발생하는데 그렇게 겁을 주십니까?
◆ 홍수열> 일단은 공직선거법 따르면 선거 벽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공보물. 책자형 전단지형 공보물을 모든 세대에 보내도록
◇ 김종대> 그게 제일 돈이 많이 들어요.
◆ 홍수열> 다음에 선거공약서를 세대 수의 10% 이내로 만들어서 길거리에 나눠줄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현수막을 읍면동 단위로 후보자마다 2개씩 게시할 수 있도록 허용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은 공직선거법에서 아주 구시대의 아날로그 홍보방식을 하도록 쭉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 놓고 있으면 후보들이 안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너도 나도 하게 되고 길거리가 현수막으로 도배가 되는데 선거 때 사용된 홍보물이 유권자들이 역사적 가치가 있어서 고이고이 보존할 것도 아니고 다 지나면 쓰레기로 나가는 거거든요. 일회용 쓰레기예요, 다.
◇ 김종대> 그체 정치 불신이 심해지면 봉투도 안 뜯고 버려버려요. 그게 정치가 좀 소통이 되고 신뢰가 있고 이러면 다 읽어보시는데. 어떨 때는 봉투도 안 뜯어요. 그냥 낭비죠.
◆ 홍수열>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 선거 벽보 104만 장, 선거 공보물 6억 4000만 호, 현수막 14만 장, 그 다음에 작년 총선만 하더라도 현수막이 약 3만 6000개. 아니, 약 3만 개 정도 이렇게 사용이 됐단 말이에요. 무게로 따지면 1800톤 정도 돼요. 그럼 이렇게 게시된 현수막이 나중에 어떻게 처리됐냐. 다 거의 대부분 쓰레기죠. 24% 정도만이 재활용이 됐다고 얘기하고 나머지가 80%가량이 다 소각됐다고 하는 거거든요.
◇ 김종대> 소각된다. 어마어마하네요.
◆ 홍수열> 현수막에 쓰인 거 자체가 사람들이 천이라고 생각하는데 플라스틱이에요.
◇ 김종대> 그러면 우리 선거가 탄소배출형 선거네요.
◆ 홍수열> 맞습니다.
◇ 김종대> 탄소제로 하려면 이거부터 한번 큰 문화적 변화가 필요한 거 아닌가요?
◆ 홍수열> 저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구시대적인 아날로그 선거를 이제는 온라인 선거로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되고요. 그러니까 내년에 큰 선거를 앞두고 올해부터 이런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 김종대> 그런데 선거 치르는 입장에서는 물량전입니다, 솔직히. 그때는 막 쏟아부어야 되는 거예요. 이런 거 돈 든다 쓰레기 문제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후보자들은. 또 안 하면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아요, 사실은. 그거 어떻게 합니까?
◆ 홍수열> 소수 정당 분들하고 얘기를 해 보면 자기들이 현수막이라도 걸어서 이름을 알려야. 필요하다. 그래서 현수막 거는 게 자기들한테도 유리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현재 선거 홍보제도는 오히려 소수 정당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종대> 왜 그렇죠?
◆ 홍수열> 아니, 어차피 그렇게 홍보를 하도록 해 놓으면 조직력과 돈에서 밀리는 소수 정당은 또 불리할 수밖에 없어요. 더 많은 물량들을 조직과 돈을 가지고 있는 거대 정당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러면 차라리 아예 법적으로 이런 오프라인에 현수막을 금지시키자. 대신에 각 후보들이 현수막에 내걸어야 될 문구들을 그냥 선관위에서 일괄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쏴주자.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공평하게 후보자들을 유권자에게 알릴 수 있는 공정한 홍보의 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을 해요.
◇ 김종대> 아니, 그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선거문화라는 게 뭔가 길거리에 서서 그냥 108배도 하고. 저는 막 사거리에서 오는 차량 보고 인사하다 보니까 그 부처님들이 구름 타고 오는 것 같아요. 그냥 막 정신 없이 하루 종일 인사해야 돼. 그리고 또 현수막 하나 이렇게 멋있게 걸어놔야 성의가, 사람이 좀 내가 이렇게 인사성 있는 좀 사람이다 이렇게 비쳐진단 말이죠. 이게 선거라고 보는데.
◆ 홍수열> 그러니까 그런 구시대적인 관념을 벗어던지자라고 하는 것이죠.
◇ 김종대> 이걸 구시대라고 말씀하시면 내가 할 말이 없네요.
◆ 공원국> 저는 약간 달리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도 이제 노인들이나 눈이 나쁜 분들이나 길거리에서 큰 글자로 보고 이런 또 재미도 있고. 그러니까 약간 재질이나 이런 걸 면으로 해서. 저는 예전에 선거 끝난 선거 현수막을 걷어서 샌드백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써먹은 적이 있습니다.
◇ 김종대> 두들겨 패고 샌드백에.
◆ 홍수열> 그러니까 선거 홍보와 관련해서 일단은 저는 온라인 선거가 중심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온라인 선거가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들이 있어요. 일단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할 수 있는 그런 선거 홍보 수단들은 보조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오히려 할아버지들까지 QR 인증하는 문화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해요.
◇ 김종대> 오히려 코로나가 기회를 줬네요.
◆ 홍수열> 온라인 문화에 더 익숙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물론 많은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물론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리면서 축제의 판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그 축제의 판이 이렇게 물질과 자원을 무한정 낭비하는 이런 난장판 형식으로 가야 되느냐라고 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지금 상황이 바뀐 거 아니냐. 이전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굉장히 온라인 문화가 활성화된 이 시점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을 계속 화석처럼 우리가 고집해야 되냐라는 거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제가 설득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또 사실 돈도 많이 들어요. 소수정당 입장에서는 그 돈 감당하려면 빚까지 내지 않습니까?
◆ 홍수열> 그런 데 돈 들일 게 없으면 그냥 공약 개발하는 게 훨씬 낫죠.
◇ 김종대> 그러면 더 좋죠. 너무 좋은 얘기네요. 그런데 공 작가님, 다른 차원에 선거 때 쓰레기에 주목하신다고요? 어떤 겁니까?
◆ 공원국> 사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그러고 선거가 끝나면 깨끗한 승복을 하고 다음에 우리가 이겨야지 이런 게 되는데 사실 그게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하다 원수 지고 인간적으로 너하고는 다시 안 보겠다.
◇ 김종대> 패배를 못 받아들이죠, 우리나라는.
◆ 공원국> 지금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제일 유명한 트럼프라는 분이 패배를 못 받아들인 그런 모습을 보여서 또 한 번 중국에 빌미를 줬죠. 미국의 민주주의. 제가 오늘 이야기할 건 사실은 이제 갈라치기하는 말, 사실 선거가 끝나도 쓸 수 있는 말을 선거에서 큰소리로 하면 좋다. 재활용할 수 있는 말. 나 선거 끝나도 이런 말. 그런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뭔 말을 해도 다 좋다. 그런데 평소에 자기도 모르는 말 중에 이렇게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얘한테 주니까 내 게 사라진다.
◇ 김종대> 그게 무슨 소리예요?
◆ 공원국> 내 몫을 얘가 뺏아간다. 갈라치기죠. 예를 들면 지방선거도 아니고 큰 선거인데 예를 들면 최악은 지역 이기주의 아니겠습니까? 일단 누구한테 주니까 누구한테 너한테 돌아간다. 그게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전라도 사람이라서 그렇다. 노인들 다 퍼주면 젊은 사람은 뭐 먹냐. 여자들이라서 여자들 요즘 목소리 너무 세다. 외국인이 나라를 차지한다. 너는 친일파다, 심지어. 얘가 하는 말은 친일파다. 그럼 너는 친미파냐. 일본 가보지도 않은 사람이 친일파가 되고요. 나중에 결국은 만만한 게 뭐라고 성소수자 때리는 거죠. 이게 그럼 또 성직자들 나와서 말이죠, 다른 소리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말하는 건 반민주적인 갈라치기가 난무한다. 그러면 선거라는 건 우리가 한번 확 하고 이번에 졌으면 내가 우리 왜 졌냐 분석하고 나중에 또 이길 작전을 짜야 되는데 지금까지 쓰지 않던 링에서 써야 될 복싱에서는 주먹을 써야 되는데 발로 차고 낭심 차기, 꺾기, 목조르기. 이건 안 되지 않습니까? 민주주의라는 건 룰을 지켜야 된다. 선거 끝나도 다시 안 만날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건 하지 말자 하는 건데 말 쓰레기도 줄이자, 아예 없애버리자.
◇ 김종대> 말 쓰레기.
◆ 홍수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선거라고 하는 것이 쓰레기 같은 정치인, 쓰레기 같은 말, 쓰레기 같은 문화를 몰아내는 청소의 장이 되어야지 말이든 물질이든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난장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그것이 되려면 우리 선거의 기본이념은 마키아밸리즘 같아요.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을 무제한으로 선악을 따지지 말고 써봐라, 이게 전쟁하고 비슷한 논리로 선거를 해서 마키아밸리즘으로 가니까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정리 잘 했습니까?
◆ 공원국> 완벽합니다.
◆ 홍수열> 박수 한번 쳐드립시다.
◇ 김종대> 감사합니다. 환경도 피폐해지고 정신적 쓰레기까지 이렇게 나오는데 앞으로 이런 문화. 비단 선거 문제뿐이겠습니까? 이런 문제를 우리가 슬기롭게 지혜롭게 성숙되게 극복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홍수열> 일단 유권자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똑똑해져야 되고요. 그러니까 유권자들이 많은 것은 제대로 심판하고 많은 것을 요구를 제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종대> 유권자가요? 그런데 유권자한테 그러면 농부가 밭을 탓하냐, 정치가 바뀌어야지 이런 반론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홍수열> 유권자들이 쓰레기 같은 정치인들을 다 몰아나야죠.
◇ 김종대> 궁극적인 해답이군요. 우리 공 작가님, 멋있는 말씀 부탁드려요.
◆ 공원국> 제가 아까 CIA 이야기를 자꾸 계속했는데 전체 전 세계 인류사를 보면 음모론은 필패한다. 음모 필패론.
◇ 김종대> 음모는 필패한다. 왜 그렇습니까?
◆ 공원국> 음모는 필패한다. 뒤에서 몇 분이 이렇게 으쌰으쌰 이렇게 하자 필패한다. 그래서 결국은 세계 사람들이 다 고통받는다. 이래서 선거에서도 전략가들 좀 몰아내자. 선거 하면 누구 영입해서 전략가, 왕처럼 세워서 전략, 전략해서 이겼다 하면 좋습니까, 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기 갔다 저기 갔다 전략가로서 무슨 고용살이도 아니고 여기 갔다 저기 갔다.
◇ 김종대> 그런 분들 많던데. 오늘 우리 뉴스에서도 많이 다뤘어요.
◆ 공원국> 전략가들 안 된다. 그분들 앞으로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분들 자꾸 써서 이기면 선거판 영원한 쓰레기판 됩니다.
◇ 김종대> 그런데 선거라는 현실을 너무 선악이라는 도덕관념으로 보시는 거 아니에요?
◆ 공원국> 그러니까 전략가를 활용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불러도 전략가를 상왕으로 세우거나 전략가의 말을 다 따라다닙니다. 그러니까 전략이 지나면 이쪽 가서 선거전략 또 세워요. 이건 정말 아니다.
◇ 김종대> 이 방송 한 2시간 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아쉽습니다. 오늘 난세의 역사 공원국 작가, 홍수열 쓰레기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 홍수열> 감사합니다.
◆ 공원국>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