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제기되지만 당 입장에선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내부에선 어두운 전망이 교차하는데 '조직력 결집' 외에는 뚜렷한 카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는 '울며 겨자 먹기' 제출
명부에는 이름, 연령, 작성자와의 관계, 여기에 전화번호와 대략적인 주소가 적힌다. 이걸 적어서 내면 각 시·도당에서 개별 접촉해 지지를 호소하게 된다.
모으기가 쉽지는 않다. 웬만한 지인들은 특정 정당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그렇다고 개인정보를 몰래 적자니 나중에 발각될까 두렵다.
그런데도 당은 꾸준히 독려하고 있다.
여기에 당 사무처와 시·도당이 재촉하고 나서면서 개별 의원, 지역위원장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혹 다음 번 공천 심사에 반영될까 싶어 보좌진에 개인 할당량을 지정하는 경우도 적잖다. 그렇게 대다수가 '울며 겨자 먹기'다.
◇결국 조직력 강한 정당이 유리
민주당 지도부가 이처럼 조직 동원에 사활을 거는 건 그나마 반전을 모색할 만한 지점이 여기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른바 'LH 사태' 이후 당이나 후보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상대에게 크게 밀리게 됐지만 3~4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부산은 민주당이 확연한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법정공휴일 아닌 평일에 진행되는 보궐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결국 핵심 지지층 영향이 커져 조직력 강한 정당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예전처럼 '투표 독려' 캠페인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4월 2~3일 예정된 사전투표만큼은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이 선거 홍보용으로 편집한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 연설 동영상에도 본투표일 대신 사전투표일만 적혔다.
◇상대 후보 의혹 검증에도 대거 투입
내곡동 개발이나 엘시티 특혜 논란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빼도 박도 못할' 문건을 탐색하는 데 캠프 인력이 대거 투입됐다.
아울러 혹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국정운영 동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여권의 전방위적 역량이 야당 후보 검증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반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도부 지시라서 하는 수 없이 따르지만 여당 실책으로 불거진 선거에서 '물귀신 작전' 만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차라리 우리가 통렬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먼저 보이는 게 낫지 않겠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