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개]꼼수로 공짜밥…'쿠팡 거지' 주의보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 '쿠팡 거지' 주의령 내려져
'배달 받지 못했다' 환불 요청한 뒤 음식 훔친 고객
CCTV 확인해보니 뻔뻔한 범행 장면 드러나

라이더 사이에서 '쿠팡 거지'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의도적으로 음식을 잘못된 장소로 배달시킨 뒤 부당하게 가로챈 일명 '쿠팡 거지'가 속출하고 있다.

고객이 배달을 받지 못했다고 환불을 요청할 경우, 배달 기사는 본인 탓이 아님을 증명하지 못하면 비용 부담을 내야 하는데 이를 악용한 사례다.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관계자는 26일 CBS노컷뉴스 통화에서 "먼저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건지, 어떤 사유인지 면밀하게 살펴본 뒤 이용 약관에 따라 환불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배달 기사가 일방적으로 환불 비용을 모두 청구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고 전했다.


쿠팡이츠 서비스 이용 약관(판매자용) 19조(파트너 배달 서비스) 2항에 따르면 판매자는 상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포장해야 하며, 주문 상품에 상품과 일치하는 정확한 영수증 또는 주문표를 부착하여야 한다.

혹시나 영수증 등을 정확하게 부착하지 않아 주문 상품과 다른 상품을 픽업 및 배달하게 된 경우엔 판매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오픽업, 오배달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쿠팡 거지' 사례는 의도적으로 음식의 오배송을 유도해 환불을 요구한 뒤 공짜로 밥을 훔쳐 먹는 일종의 신종 사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음식값 떼먹는 쿠팡 거지 수배중'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고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배달 기사들의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복도 건너편에서 배달 완료된 음식을 찾아가는 한 남성 CCTV 장면.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쿠팡 라이더 A씨는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배달을 하는 도중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음식을 배달했는데 고객이 받지 못했다고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30분이 지나고 고객 센터는 A씨에게 연락해 음식값을 배달수수료에서 차감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배달했던 곳을 다시 찾아갔지만, 음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A씨는 CCTV를 통해 누군가 그가 배송한 이후에 음식을 가져간 정황을 포착했다.

영상에 따르면 배달을 완료한 뒤 한 남성이 복도에서 나타나 음식을 챙겨서 사라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미스테리한 건 배달이 접수된 해당 호수의 문은 수십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은 것.

결국 현관을 열어보지도 않은 채 배달이 오지 않았다고 신고를 해 환불을 받은 경우다.

다른 배달 기사 B씨도 "후기로만 접한 쿠팡 거지를 드디어 만났다"며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등 CCTV가 있는 곳은 배달하는 모습이 찍히니 다행이지만 오래된 빌라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환불 정책을 악용한 사례에 수많은 라이더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약관을 찾을 수 없다. 심지어 배상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 생명이 직결된 문제에서도 불리한 약관이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이용약관을 보면 배달 기사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회사는 어떤 경우도 부담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련 법률에 따라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 경우는 회사의 고의·과실이 입증된 경우에만 회사가 책임을 부담한다고 되어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제대로 돈 내고 먹자", "라이더는 무슨 죄가 있나", "요즘 비대면으로 배달하다 보니 이런 황당한 일도 생기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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