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자 전국의 상춘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벚꽃 명소를 통제하지 않는다. 상인들은 지역 경제에 숨통이 트였다며 반기지만, 주민들과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하기만 하다.
2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평일인데도 이른 아침부터 활짝 핀 벚꽃 나무 앞에서 젊은 남녀 커플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사진 한 장을 찍고 있다.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젊은 여성, 노년의 부부,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 등 다양한 상춘객들이 분홍 벚꽃을 보며 여좌천 1.2km 구간을 유유히 걸어 다녔다.
안모(60·서울)씨는 "언니와 어머니와 함께 벚꽃을 보러 왔다"며 "주말 되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 것 같아 평일을 이용해 서울서 내려왔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강모(85)씨는 "참 좋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왔는데 날이 따뜻하고 벚꽃색이 참 예쁘다"고 했다. 꽃구경을 위한 상춘객들의 차량 행렬도 오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사진을 찍을 때 마스크를 벗거나 우르르 몰려다니는 상춘객들을 보면 불안한 마음뿐이다. 주민 정모(74·남)씨는 "올해는 시청에서 통제를 안 한다고 하니 지난해보다 사람들이 몰려들 거 아닌가 싶다. 걱정된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직접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정모(69·여)씨는 "저기 보면 알겠지만 사람들이 사진 찍을 때 마스크를 벗고 있다"며 "구경도 좋지만, 감염도 걱정이 돼 이렇게 피켓을 들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혹여 축제 분위기가 나거나 이동성이 많아 감염 우려가 큰 노점상 단속도 벌이고 있다. 다음달 초 벚꽃이 질 때까지 여좌천과 경화역, 생태공원 등 벚꽃 명소 곳곳에 방역 요원을 배치하고 주요 진입 도로에 군항제 취소를 알리며 방문 자제를 호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