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조직' vs 오세훈 '기세'…일대일 승부처는 '결집'

위기의 민주당, 오세훈 내곡동 의혹 전면에…사전투표 높을 경우 승산 있다 판단
기세 잡은 야권, 박영선 남편 도쿄 아파트로 맞불
오세훈-안철수 화학적 결합 이룰지도 변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그래픽=김성기 기자
이제 둘만 남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범여권,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범야권을 대표하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로 각각 확정됐다.

남은 2주간 조직력 결집과 지지층 결합, 그리고 상대 후보를 둘러싼 투기 의혹 검증에 양측 모두 사활을 걸 계획이다.

◇與, '내곡동 의혹' 문건 탐색에 혈안

민주당은 우선 "오세훈 후보가 될 거라 예상했다"며 여유 있는 표정을 지어보지만 내부에선 '부담된다'거나 '쉽지 않다'는 위기감이 흘러나온다.


LH 사태 이후 반전 카드를 좀처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한 오 후보를 만난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전언이다.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오세훈은 총선 상대였던 고민정 의원으로도 대적할 수 있다"며 자신하던 의원들도 이제는 민심 이반을 걱정하며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를 나서며 취재진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지금의 여론조사는 야권 단일화 이벤트로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보면서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5일을 전후해 판도를 바꾸겠다는 각오다.

당장은 오 후보 처가 내곡동 땅 '셀프 개발' 의혹을 전면에 내세운다.

박영선 후보는 23일 "(오 후보가) 내곡동 땅 문제와 관련해서 말을 세 번째 바꾸고 있다"며 "이 시대가 바라는 투기, 특혜, 비리와 동일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가 주도했다거나 국장 전결 사항이라 본인은 몰랐다는 오 후보 해명에 반박할 틈을 찾고 있다. 그의 지시를 드러낼 '빼도 박도 못할' 문건을 탐색하는 데 적잖은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앞으로는 무상급식, 전시행정 등 오 후보 시장 재임 시절 성적표를 하나씩 따져 물을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를 기초로, 다음 달 2~3일 사전투표에 유권자 20~25% 정도가 참여하면 승산이 있다는 게 당의 계산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사전투표에는 적극 투표층과 젊은층이 많이 나선다"며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이 여기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野, 도쿄 아파트 논란으로 맞불

반면 기세 잡은 야권은 이른바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일 태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 총선까지 주요 선거마다 내리 패배하면서 침체를 거듭해 왔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제1야당인 자당 후보를 본선에 낼 수 있게 된 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당의 구심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의 자양분이 될 것(김은혜 대변인)"이라는 낙관론부터 "이런 상황에도 지면 당은 해체해야 한다(당 핵심 관계자)"는 너스레까지, 만감이 교차하는 배경이다.

동시에 오 후보를 향한 '내곡동 의혹'에는, 박영선 후보 남편이 일본 도쿄 소재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논란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오세훈 캠프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페이스북에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박영선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도쿄 아파트를 두고 '일본 왕궁 뷰', '야스쿠니 신사 뷰' 등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박 후보 측에 고소를 당하자, 앞서 민주당 대변인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되받아 비꼰 것.

남은 과제는 지지층 결집이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양측의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일각에선 안철수 후보가 후보 자격을 유지한 채 시간을 끌다 막판까지 사퇴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오지만, 그럴 경우 본인에게도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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