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범여권,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범야권을 대표하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로 각각 확정됐다.
남은 2주간 조직력 결집과 지지층 결합, 그리고 상대 후보를 둘러싼 투기 의혹 검증에 양측 모두 사활을 걸 계획이다.
◇與, '내곡동 의혹' 문건 탐색에 혈안
민주당은 우선 "오세훈 후보가 될 거라 예상했다"며 여유 있는 표정을 지어보지만 내부에선 '부담된다'거나 '쉽지 않다'는 위기감이 흘러나온다.
LH 사태 이후 반전 카드를 좀처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한 오 후보를 만난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전언이다.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오세훈은 총선 상대였던 고민정 의원으로도 대적할 수 있다"며 자신하던 의원들도 이제는 민심 이반을 걱정하며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은 오 후보 처가 내곡동 땅 '셀프 개발' 의혹을 전면에 내세운다.
박영선 후보는 23일 "(오 후보가) 내곡동 땅 문제와 관련해서 말을 세 번째 바꾸고 있다"며 "이 시대가 바라는 투기, 특혜, 비리와 동일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가 주도했다거나 국장 전결 사항이라 본인은 몰랐다는 오 후보 해명에 반박할 틈을 찾고 있다. 그의 지시를 드러낼 '빼도 박도 못할' 문건을 탐색하는 데 적잖은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앞으로는 무상급식, 전시행정 등 오 후보 시장 재임 시절 성적표를 하나씩 따져 물을 계획이다.
◇野, 도쿄 아파트 논란으로 맞불
반면 기세 잡은 야권은 이른바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일 태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해 총선까지 주요 선거마다 내리 패배하면서 침체를 거듭해 왔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제1야당인 자당 후보를 본선에 낼 수 있게 된 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당의 구심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의 자양분이 될 것(김은혜 대변인)"이라는 낙관론부터 "이런 상황에도 지면 당은 해체해야 한다(당 핵심 관계자)"는 너스레까지, 만감이 교차하는 배경이다.
동시에 오 후보를 향한 '내곡동 의혹'에는, 박영선 후보 남편이 일본 도쿄 소재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논란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오세훈 캠프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페이스북에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박영선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도쿄 아파트를 두고 '일본 왕궁 뷰', '야스쿠니 신사 뷰' 등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박 후보 측에 고소를 당하자, 앞서 민주당 대변인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되받아 비꼰 것.
남은 과제는 지지층 결집이다.
일각에선 안철수 후보가 후보 자격을 유지한 채 시간을 끌다 막판까지 사퇴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오지만, 그럴 경우 본인에게도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