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마음을 청와대는 엄중히 여기고 있다."(2021년 3월 23일 강 대변인)
청와대가 위기다. LH 투기 사태를 계기로 지지율이 끝 모르게 추락하면서 초연하던 태도도 바뀌었다.
그런데 반전 카드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과거에도 조국 사태와 윤석열 징계무산 등 정권 위기는 종종 있었지만, 내부 분위기는 그때와 사뭇 다르다.
국면전환 등 위기 돌파 전략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그저 추락하는 지지율을 지켜보고만 있는 형국이다.
정권 초부터 청와대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다소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가장 절감하고 있다.
청와대 초창기 멤버인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참모들이 출구 전략을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했다면, 지금은 그런 파이팅이 안 보인다"며 불안함을 내비쳤다.
올해 1월 1일자로 청와대에 입성한 유 실장은 초반에는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열린 리더십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위기 국면에서 수석·비서관들과 핵심 전략을 논의하고, 여러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보'하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 실장이 청와대 안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며 "비서실장 산하 지휘보고 체계가 흔들리면 업무 처리도 중구난방이 된다"고 걱정했다.
비서실장의 막강한 역할과 권한은 정무수석실에서 일부 나눠가진 것으로 보인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최근 핵심 행정관들을 모아 정무기획팀을 따로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무수석 산하 별동대가 꾸려지는 것에 대해 내부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임기 말일수록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업무가 이뤄져야 하는데, 정무수석실이 비대화되면 정책실 등의 업무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체적인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각 수석실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리더십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무산됐던 청와대 조직개편을 재검토하거나 인사를 단행하는 등의 쇄신 방안도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