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24일 경제성장률, 기준금리,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출입 기자단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수출호조에도 민간소비 회복속도가 더딘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 응답 과정에서 이 총재는 국내외 여건변화를 설명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예측치(4.2%)를 크게 웃도는 6.5%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경제도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추경이 집행되면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코로나19 전개양상과 백신보급 상황, 글로벌 반도체경기, 미·중 무역갈등 등이 경기흐름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아직은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당기간 기준금리 동결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수준이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최근 물가 상승세와 관련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안정목표 수준(2%)을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2분기 소비자물가는 농축산물 가격 급등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1%대 후반으로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물가 전망에 기초해서 보면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다만 향후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물가를 주의 깊게 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지급수단 및 가치저장수단으로서 기능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도입되면 지급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