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24일 오전 대한상의 회장단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됨과 동시에 즉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취임식은 29일 개최된다.
최 회장은 일단 그룹 업무를 챙기면서도 일주일에 1∼2회 이상 대한상의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에서는 부회장단에 새롭게 합류한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이 최 회장의 상의 활동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서 재계는 대한상의 높아진 위상과 더불어 최 회장의 영향력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위축된 모습의 경제단체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재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기업 규제 등 현안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서울상의 회장에 추대된 뒤 "어려운 시기에 이런 중책을 맡은 데 대해 상당한 망설임과 여러 생각, 고초가 있었다"며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현 정부와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면 최 회장에게는 SK가 갖는 지위와 영향력으로 재계의 어려움을 대변하면서 재계의 요구를 관철해주는 보다 힘 있는 회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18일에는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 비대면 온라인 상견례를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대한상의에 '지역경제팀'도 새로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앞으로 샌드박스를 통해 정보기술(IT) 기업과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도우면서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만들어 정부와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서울상의 부회장단도 카카오톡 김범수 의장과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게임업체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등 젊은 정보기술(IT) 기업인들로 대폭 교체해 변화를 예고했다. 미래 먹거리인 IT 기업들의 목소리를 제도권 내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 평소 SK그룹에서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국의 상공인들에게 전파하는 데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최근 인사에서 기업문화팀 이름을 'ESG 경영팀'으로 바꾸고 조직도 강화했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하면 2대에 걸쳐 재계 양대 경제단체의 수장을 맡게 된다. 선친인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1993~1998년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