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개별적으로 발표됐지만 공동보조 하에 이루어진 동시다발 제재로 중국의 위협에 동맹국들과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첫 결실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에 대한 제재 소식은 EU에서 먼저 나왔다. EU는 22일 왕쥔정 신장생산건설병단 당위원회 서기, 천밍거우 신장공안국장, 주하이룬 전 신장당위원회 부서기, 왕밍산 신장정치법률위원회 서기 등 신장 관련 4명과, 신장생산건설병단 공안국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어 미국에서 왕쥔정과 천밍거우를 제재 소식을 발표했다. EU가 제재한 4명 중 주하이룬과 왕민산이 빠진 것은 이들이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가 역시 대중 제재에 동참한다고 발표했다. 23일에는 오스트리아와 뉴질랜드도 신장에서 인권 침해에 대한 분명한 증거가 있다며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중국에 부과하는 제재를 환영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제재는 인권을 보호하고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잔악행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려는 다자협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해 각국 간에 긴밀한 조율을 거쳐 나온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제재명단에 오른 중국 관리와 단체에 대한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자금제공 금지이 포함되지만 중국에 타격을 가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유럽 국가들의 첫 집단 제재인데다 향후 기후변화에서부터 인권, 시장 문제까지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길을 개척했다는 의미는 상당하다. 이번에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로 그쳤지만 향후엔 중국 상품에 대한 공동관세 부과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의 반격도 즉각적이었다. 중국은 EU의 제재 발표가 있은 직후 유럽의회 의원 등 개인 10명과 4개 기관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맞불 보복이 발표되자 프랑스는 자국 주재 루사예 중국 대사를 소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EU의 제재와 중국의 보복제재는 지난해 연말 타결된 EU-중국 투자보자협정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 중국센터 조지 매그너스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맞불 보복은 아직 조인되지 않은 투자협정에 죽음의 키스를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