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구두 친서교환 "北中 단결·협력 강화"

미중 고위급 회담 공개 충돌 뒤 北中 친서교환
北 김정은 구두친서 보내자 中 시진핑 답신
김정은 "적대세력 비방에도 사회주의 굳건 수호"
시진핑 "새로운 형세 하에서 북중 관계 수호"
올 초 8차 당 대회 축전 외교에 이어 친서 교환
구두친서, 최고지도자 지시를 편지로 보내는 형식

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정부와 중국이 최근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공개 충돌한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과 중국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구두 친서를 주고받으며 밀착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두터운 동지적 관계에 기초하여 두 당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시진핑 중국 주석에 "구두 친서를 보내어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정형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양국 관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승화 발전 될 것"

김 위원장은 구두 친서에서 "우리 당이 조선반도 정세와 국제관계 상황을 진지하게 연구 분석한데 기초하여 국방력 강화와 북남(남북)관계, 조미(북미)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 결정한데 대하여 심도 있게 통보"하면서, "적대세력들의 전 방위적인 도전과 방해 책동에 대처하여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데 대하여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영도로 "세계적인 보건위기의 대재앙을 성과적으로 억제하고 적대세력들의 광란적인 비방 중상과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면서 초보적으로 부유한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 성과들을 이룩하고 있는데 대하여 자기 일처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친선과 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력 있게 전진시켜 나가려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조선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면서, "중국공산당 창건 100돌과 조중(북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체결 60돌을 맞이하는 뜻 깊은 올해에도 두 당 사이의 협동이 계속 잘되어 나가며 조중(북중) 친선 관계가 시대적 요구와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 이익에 부합되게 승화 발전 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주석도 김 위원장의 친서에 답하는 구두친서를 보냈다.

◇시진핑 "국제·지역정세 심각히 변화…조선반도에 적극 공헌 용의"

시진핑 주석. 연합뉴스
시 주석은 "김정은 동지께서 구두친서를 보내어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정형을 통보하신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고 따뜻한 인사를 보내면서 당 대회가 성과적으로 진행된 것을 다시금 축하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전통적인 중조(북중)친선은 두 당, 두 나라,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하면서 새로운 형세 하에서 조선동지들과 손잡고 노력함으로써 중조(북중)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훌륭히 공고히 하며 훌륭히 발전시키고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며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한 국제 및 지역정세는 심각히 변화되고 있다"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대북 압박 속 김정은·시진핑 친서 교환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구두친서 교환은 바이든 미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곧 이어 18일과 19일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공개 충돌한 뒤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친서를 통해 양국의 단결과 협력을 강조하는 등 더욱 밀착하는 모양새이다.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특히 '국제 및 지역 정세의 심각한 변화', '새로운 형세', '시대적 요구' 등을 언급함으로써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변화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두 나라가 적극 협력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 등 서방국가의 인권 문제 제기 등 대중 압박 공세를 겨냥해 "적대세력들의 광란적인 비방 중상과 압박", "적대세력들의 전 방위적인 도전과 방해 책동"을 거론하며 북중 양국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적극적 지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올초 북중 축전 외교에 이어 친서 외교로 밀착 소통

중국은 올해 초 북한의 8차 당 대회를 전후해서도 중국 공산당 중앙위 축전과 시진핑 주석 축전을 연달아 북한에 보내고, 북한은 이를 노동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긴밀한 소통을 한 바 있다.

한편 구두친서는 최고 지도자의 구두 발언을 글로 적어 편지로 보내는 형식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구신'(구두서신)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지도자의 구두 지시를 적어서 인편 또는 외교채널로 통해 그 뜻을 전달하는 형태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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