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대구지역 일간신문인 매일신문은 지난 18일 자사 홈페이지에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만평을 게시했다.
이 만평은 건강보험료(건보료),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군인의 모습으로 의인 화해 9억 원 초과 1주택자를 곤봉으로 때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런데 이 만평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을 계엄군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한 장의 사진을 모방하면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5·18 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매일신문은 이번 사태의 경위를 밝히고 공식 사과하기는커녕 만평 작가를 옹호하고 변명에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5월 단체는 "만평의 목적이 국정 비판으로 보이지만, 이를 접한 광주시민들은 41년 전의 고통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만평은 5·18의 깊은 상처를 덧내는 무책임한 행위로,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매일신문은 진솔한 사과·반성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5월 단체는 이번 만평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사과와 만평 작가 교체, 재발 방지책 마련을 매일신문에 촉구했다.
앞서 지난 21일 매일신문은 자사 홈페이지에 '3월 19일 자 매일희평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하고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따른 재산세와 종부세, 보험료 인상의 폭력성을 지적한 것이었다"며 "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만평을 게재한 매일신문을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지난 19일 게시돼 22일 오후 3시 현재 2만3000여 명이 동의했다.
'518민주화운동을 모욕한 신문사 처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매일신문 만평을 본 사람들이 현 정부에 의해 과거 전두환 정권에 학살당한 광주시민과 같은 피해자인 듯 느끼도록 선동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며 만평을 그린 사람과 매일신문의 모든 편집자와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정책 비판과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광주 학살을 이용한 것은 5·18민주화운동과 희생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매우 부적절한 접근"이라며 "5·18 왜곡·폄훼를 처벌할 수 있는 관련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자행된 5·18 모독에 광주시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매일신문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광주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를 올린다"며 "광주시민들의 상처를 헤아리지 못했음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생생할 폭력적인 장면을 끄집어내 정권 비판의 도구로 삼은 것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명백히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족들을 모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사측은 이번 사태의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만평 작가를 교체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