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8시쯤 경남 진주에서 노동자 이모(54)씨가 작업 중 낙하하는 석고 보드 다발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씨는 한국보랄석고보드에서 30여년 동안 비정규직 운수 노동자로 근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당시 이씨가 하차 작업을 돕던 중 지게차가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져 석고 보드 다발이 낙하했고, 지게차와 화물차 사이에 있던 이씨를 덮쳤다고 전했다.
노조가 블랙박스 사고 영상을 확인한 결과, 당시 석고 보드는 팔레트에 적재돼 있지 않았으며 밴딩으로 결박돼 있지도 않았다.
아울러 화물 노동자의 고유 업무 범위가 아닌 상하차 작업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와 영흥화력발전소에서도 화물 노동자가 상하차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숨진 바 있다.
이밖에도 지게차 운전자가 차를 정비하지 않아 당시 타이어가 불량 상태였던 점도 사고 원인으로 파악됐다.
노조 측은 "정부는 화물 노동자가 모든 상하차에 관여하지 않도록 사업장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지게차 운전자와 한국보랄석고보드 두 회사를 모두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씨의 장례 일정을 잠정으로 미루고 오는 23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