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7시 18분. 축구를 하던 60대 남성이 쓰러졌다는 다급한 전화가 119 종합상황실로 걸려왔다.
신고를 접수한 구급상황관리센터 강수용 상황관리요원은 환자의 의식이 없고 호흡이 가쁘다는 말에 심정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즉시 119구급차를 보내고, 바로 신고자의 동의를 얻어 영상통화를 시도했다.
영상통화로 환자 상태를 지켜본 강 요원은 심정지 초기 상태임을 직감하고, 신고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라고 요청했다.
신고자는 강 요원의 신호와 구령에 맞춰 환자에게 가슴 압박을 진행했다. 강 요원은 영상으로 가슴을 압박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약 4분의 심폐소생술 끝에 쓰러진 남성은 의식과 호흡을 회복했고, 도착한 119 구급대는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정월대보름이었던 지난달에도 떡을 먹다 기도가 막혀 쓰러진 60대 여성이 119 영상통화 지도를 통해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신고자가 119 요원의 영상 지시를 받아 하임리히 응급 처치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303건의 영상통화를 진행해 응급처치를 지도했다. 심정지와 기도폐쇄는 155건으로, 이 중 위급한 상황이었던 9명의 시민을 살릴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 아들이 119 영상통화의 도움을 받아 심정지 상태인 40대 아빠를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살리기도 했다.
올해에만 벌써 119 영상통화를 통해 5명의 목숨을 구했다.
도 소방본부는 영상지도 사례를 분석해 통화와 동시에 첫 심장 압박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10초 이내 심장 압박 영상과 신고자가 따라 하기 쉬운 1인칭 시점의 심장 압박 영상 등을 자체 제작해 다양한 응급 상황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김조일 경남소방본부장은 "신속한 119의 출동과 신고자의 효과적인 초기 대응이 이뤄지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영상통화 응급처치 지도를 개발하는 등 신고자가 초기대응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