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보궐선거를 보름 남짓 앞두고 여권은 야권 단일화 컨벤션 효과를, 야권은 단일화 과정 잡음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마도 뷰' '야스쿠니 신사 뷰' 논쟁…부동산 민심 파고들기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후보 캠프는 물론 소속 당 차원에서도 상대 후보를 향한 거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책 선거를 넘어 상호비방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당장 각 진영의 '입'인 대변인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부동산 민심 파고들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선대위 조수진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도쿄의 최고 부촌은 미나토구의 아카사카로 꼽힌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현재 이곳에 보유하고 있는 고층 아파트는 경기와 관계없이 값이 계속 상승해왔다고 한다"며 "일본판 '똘똘한 한 채'로 불릴 만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부산의 대마도 뷰' 운운하며 시비를 먼저 건 쪽은 민주당"이라며 "박 후보는 그 당 소속 신동근 최고위원에게 항의하고 사과 받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신동근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대마도까지 보이는, 아주 뷰가 좋은 75평짜리 당시 분양가가 20억5000만원짜리를 아래층 위층으로 가지고 있더라"라고 한 발언을 되갚아준 셈이다.
이에 국민의힘도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 소유 전력을 내세우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선대위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3000원짜리 캔맥주, 만원짜리 티셔츠에는 '친일' 낙인을 찍던 사람들이 정작 10억원이 넘는 '야스쿠니 신사뷰' 아파트를 보유한 박 후보에게는 침묵하고 있다"고 일갈하며 참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젠 세간의 수군거림 그대로 '서울시장'이 아닌 도쿄시장 후보를 찍어달라고 한다"며 "민주당이 도둑질해간 공정과 정의를 천만 서울시민들께서 다시 찾아오실 것"이라고 논평했다.
◇야권 단일화 경계하는 與 vs 가치연대 강조하는 野
민주당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오세훈,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서로 아름다운 양보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서울시민은 없었고, 정책과 비전 검증은 이뤄지지 못했다"며 "양보하는 듯 야욕을 드러낸 예견된 정치쇼이자 정치적 야합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허 대변인은 "안 후보는 절대 가지 않겠다던 국민의힘과 합당을 얘기했고, 오 후보는 내곡동 땅 투기와 관련해 또다시 사퇴 카드를 내놨다"며 "'상왕', '이간질', '정신이 이상한 사람' 등의 막말 공세로 점철된 단일화에서 정책과 비전을 찾는 게 민망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허 대변인은 또다른 논평을 통해 "최근 오 후보가 '내곡동 처가의 땅으로 이익을 보았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 밝혔는데,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 그 결심을 행동으로 보이셔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오 후보 캠프 김철근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 애써서 폄하하지말라"며 "지금 오세훈-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서울부터 정권교체 해달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단일화마저도 '내로남불'인가? 내가 단일화하면 '통합' 이고 남이하면 '야합'이냐"며 "참으로 눈뜨고 못 보겠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수진 대변인은 "연대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세훈, 안철수 두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전임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 민주당의 집단적 '2차 가해' 등을 심판하기 위해 연대를 추진했고 성사됐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화 과정 전반에 시비를 거는 민주당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은 대변인을 앞세워 야권의 '가치 연대'에 침 뱉으려 하지 말고 요상한 '2차 가해 연대'부터 반성하길 바란다"며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했던 민주당 인사 징계 카드를 다시 꺼내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