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죠소울 "조금만 더 해 보자, 하며 한 발 한 발 왔어요"

약 4년 만에 새로운 싱글 '너의 입술에 닿고 싶어' 지난 7일 발매
'밤하늘의 별을' 작업한 양정승 프로듀싱…"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던 곡"
"노래가 좋다면 텀이 있어도 생명력이 있다고 생각해"
'보이스 코리아 2020'에서 황주호란 이름으로 참가해 주목받아
어릴 때부터 시작한 노래… "주변 사람들이 저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목동 CBS노컷뉴스 사옥을 찾은 가수 죠소울. 황진환 기자
2000년대 중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미디엄 템포의 마이너 발라드가 모처럼 나왔다. 가수 죠소울(Jawsoul)이 지난 7일 발표한 '너의 입술에 닿고 싶어'는 사랑에 빠진 마음을 '레트로 소울 풍'으로 완성한 곡이다. 지난해 음원 차트에서 예상 밖 1위를 하며 널리 알려진 '밤하늘의 별을'을 작업한 프로듀서 양정승이 작사·작곡·편곡·프로듀싱을 맡았다.

2017년 두 장의 싱글을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시작한 죠소울이 4년 만에 신곡을 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전격 컴백해 내는 곡인 만큼 여러 곡을 받고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곡이었다. 중고등학생 때 따라 부르던 노래가 떠올랐고, 듣고 나서 여운이 남았다고. 고난도의 노래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빨리 끝났다는 후일담도 들려줬다.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을 찾은 죠소울과 나눈 이야기를 옮긴다.

한 곡이 완성되어 대중에게 전해지기까지 여러 과정이 존재하고, 가수는 데모(가녹음) 버전부터 수십 수백 번 노래를 듣는다. 죠소울도 마찬가지였다. 초안, 믹스한 버전, 완성된 음원을 듣고 또 들었다. 그런데도 음원 발매 후 스트리밍 사이트와 유튜브에서 들으니 다른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죠소울은 "여러 곡을 받았는데 되게 기억에 남더라, 어떤 의미에서. 제가 느끼기에 요즘 주류가 되는 음악은 굉장히 비트감 있고 퍼포먼스가 있거나, 서정적이면서 감성적인 발라드인 것 같은데 (이번 곡은) 강렬했다. 템포감이 있으면서 뭔가 따라 부를 수도 있을 것 같고. SG워너비처럼 제가 중고등학교 때 유행했던 노래와 (느낌이) 비슷했다. 제게는 새롭게 와닿았고, 회사분들도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죠소울이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 전 포토 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어 "(좋은 곡을 매번)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곡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생각나는지, 여운이 있는지다. 그걸 보고 판단하려고 하는데 저를 포함해 만장일치로 이 곡을 택했다. 시간이 흘러도 노래가 좋다면 생명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만장일치'는 드문 일이라고. 죠소울은 "이렇게 의견이 모이는 게 되게 신기했다"라고 덧붙였다.

'밤하늘의 별을'로 대성공을 거둔 양정승 프로듀서의 곡이라 기대하는 부분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라고 말문을 열었다.

죠소울은 "지금이 어떤 트렌드가 변하는 시점인 것 같다. 싸이월드 감성을 전략으로 해서 나오는 음원도 있었고. 요즘 음악과는 다른 면이 있다. 따뜻하면서 정감이 간다고 할까? (그런 곡들이) 새롭게 사랑받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게) 저희가 많이 불렀을 땐 식상했을지 몰라도 지금 음악 듣고 소비하는 분들에게는 새로울 수도 있겠구나 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리밍이 보편화한 요즘, 음악은 "소유해서 오래오래 듣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어떤 것"이 된 것 같다는 게 죠소울의 생각이다. 그는 "제가 이 노래('너의 입술에 닿고 싶어')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 노래만의 감성이 있고, 그걸 대중이 좋아해서 오랫동안 사랑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라고 전했다.


양정승 프로듀서는 녹음 디렉팅도 직접 맡았다. 죠소울은 "기존의 제 표현 중에서 '발음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식으로 알아듣기 쉽게 해 주셨다"라며 "노래가 고난도이다 보니 약간 긴장했는데, 굉장히 편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미리) 잡아둔 시간보다 일찍 끝나게 됐다. 걱정 많이 했는데 염려하던 일이 하나도 벌어지지 않았다"라고 웃었다.

죠소울은 지난 7일 신곡 '너의 입술에 닿고 싶어'를 발매했다. 황진환 기자
죠소울은 2009년 보컬 그룹 썸데이로 데뷔했다. 스물한 살 때 데뷔했으니 시작이 빨랐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건 사실 그보다 훨씬 일찍부터였다. 여섯 살 때부터 성악, 클래식, 국악 등을 배우며 초등학교 시절 내내 각종 대회에 나갔으며 투어도 돌았다. 중학생 때부턴 공부에 집중할 생각이었으나 흑인음악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이것밖에 몰랐고, 잘하는 게 없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게 죠소울의 설명이다. 꾸준히 레슨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해 준 부모님의 응원과 지원도 큰 힘이 됐다.

고2 때 실용음악과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늦게 입시를 준비해 서울예대에 진학했다. 죠소울은 "4수를 했는데 이런 경우는 잘 없다. 얼마나 뛰어난 사람이 많기에 계속 떨어질까 오기가 생기더라"라고 말했다. 입시 때 준비하고 공부한 건 죠소울의 뼈와 살이 되었지만, 학교생활을 마치는 것보다 필드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과정을 모두 마치진 못했다.

입대하기 전에는 자작곡으로 싱글을 발표했다. 곡을 직접 써 봐야겠다는 생각의 출발은 어디였을까. 죠소울은 "가창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 가창력 있는 노래도 감동이 있지만, 시대는 한 사람의 감성과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게 진정성 있게 다가오면 한 작품과 다음 작품을 잇는 맥이 되니까. 무엇보다 저도 제 안에서 무언가 표현하고 싶은 게 있었다. 겁이 났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왔을 때 되게 토해내듯이 (곡을 작업)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른이 넘어 입대한 죠소울은 우연히 생활관 TV로 엠넷 '보이스 코리아 2020' 광고를 봤다.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노래를 불렀지만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했기에 도전했다. 주변인이 지치는 게 두렵기도 했다. '한 번 멋있게 보여주자'라는 마음으로 나간 프로그램에서 그는 허각의 '바보야'를 선곡했다. 가이드를 불렀던 곡이었다. 주변에서는 만류했지만 죠소울은 나름의 판단이 있었다.

죠소울은 전역 후 엠넷 '보이스 코리아 2020'에 황주호라는 본명으로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보이스 코리아 2020' 캡처
"가이드 보컬로 노래하면서 제가 이 노래를 이해하고 있다 보니까, 제 곡은 아니어도 제 노래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어떤 게 가장 나다울까 고민하다가 제일 친근한 곡을 고르게 됐죠. 다들 선곡 미스라고 했어요. 왜 그거 했냐고. 그 노래가 제가 생각하는 제 편이었어요. 누군가의 표현을 따거나 감성을 빌려서 하는 게 아니라, 두 번 세 번 해석한 게 아니라, 어떤 첫인상 없이 제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요."

황주호라는 본명으로 나간 '보이스 코리아 2020'에서 죠소울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심사위원단의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다이나믹듀오의 말이었다. 죠소울은 "제 노래에서 본인이 예전부터 듣고 좋아했던 R&B 소울 가수의 목소리가 전부 들어있다고 하셨는데, 흑인음악과 R&B를 하고 싶었던 제 방향성이 있지 않나. 노래 한 곡에서 그런 걸 다 알고 서사를 읽어내셔서 굉장히 와닿았다"라고 밝혔다.

'보이스 코리아 2020'은 '내가 음악을 계속해도 될까?' 하는 의문을 해소하는 뜻깊은 기회였다. 죠소울은 바랐던 것처럼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조금만 더 해 보자'의 연장이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왔다. 나이가 있으면서도 뭔가 이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인내해야 했던 '시간'이 있지 않나. 그분들도 저랑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더라. 쉬웠던 순간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조금 더 수련해서 객관적으로도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곡'을 직접 써서 활동하는 것이 죠소울의 다음 목표다. 타인 앞에서 노래하면서 '자아를 인정받는 것'으로 출발했던 일로,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고도 말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이 일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저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제 노래로 위안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가수 죠소울.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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