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제 만족하시나, 마음 비웠다"…오세훈 "바보 같은 결정 될지라도 제가 양보"
안 후보가 먼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후보가 "다 수용하겠다더니 전혀 아닌 상황"이라고 반박하면서 협상은 재개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안 후보 측에서 오 후보 측이 요구했던 적합도 조사는 제외한 채 경쟁력 조사 + 유선전화 10% 배합을 수용한다는 설명을 내놨다는 게 이유였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원하는대로 다 수용하겠다"며 "이제 만족하십니까"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숨을 여러 번 내쉬었다. "저는 마음을 비웠다"고도 했다.
오 후보도 같은 시각 '양보 선언'을 내놨다. "제가 양보하고 안 후보 측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결정을 하려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선전화 100% 조사도 수용하겠다고 했다.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시장직 사퇴, 조건부 출마 결정에 이은 결정에 다시 한 번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위치로 스스로를 내몬 것이다.
◇'통 큰 양보' 효과 노린 듯…야권 지지층 눈총 의식, 3자 구도도 부담
안 후보는 "오직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 여러분과 서울시민만 보고 가겠다. 중요한 것은 단일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더 이상 실망을 안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도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에 따르겠다"며 "제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보다 박영선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 모두 '당신어야 한다'는 지지보다는 '누구든 야권이면 된다'는 지지층에 호소한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3자 구도가 야권 필패로 귀결될 경우 거세질 책임론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측은 곧 실무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5일 이전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지, 아니면 조사 방식을 놓고 또다른 걸림돌이 튀어나올 지 단일화 협상은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