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에서 '실물경제 불확실성' 표현 삭제

지난해 7월호부터 8개월 연속 사용됐다가 3월호에서 사라져

2월 소매판매 관련 주요 지표 속보치 현황. 기재부 제공
기획재정부는 1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수출·투자 등 개선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가 문제라는 진단이다.

그런데 그린북 3월호에서는 '실물경제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실물경제 불확실성은 지난해 7월호부터 지난 2월호까지 8개월 내내 빠지지 않았던 표현인데 이번 호에서 9개월 만에 삭제된 것이다.

기재부 김영훈 경제분석과장은 일단 "우리 경제 안에 불확실성이 없어진 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물 지표 추가 하락 가능성 작은 것으로 판단"

그런데도 해당 표현을 삭제한 배경과 관련해 김영훈 과장은 "최근의 실물 지표 흐름을 볼 때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증가한 수출은 이달 들어서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투자도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고용은 지난 1월 무려 100만 명에 육박했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2월에는 50만 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부 진정 기미를 나타냈다.

내수 역시 2월부터 부진 정도가 완화하고 있다는 게 김영훈 과장 얘기다.

그린북 3월호에 제시된 지난달 소매판매 주요 지표 속보치는 전달인 1월 대비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3.9%)과 올해 1월(-2.0%)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던 카드 국내승인액은 지난달 8.6% 늘어나며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카드 승인액, 백화점·할인점 매출액 증가 전환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 또한 지난달 각각 39.5%와 24.2% 급증하며 반등을 이뤘다.

특히,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 39.5%는 2005년부터 속표치 점검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설 명절 효과와 비교 시점인 지난해 2월이 코로나19 1차 확산으로 백화점과 할인점 등 매출이 아주 부진했던 '기저효과'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럼 점들을 고려하더라도 완만하게나마 내수 부진 정도가 완화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김영훈 과장은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주요 기관이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것도 실물경제 불확실성 표현 삭제 배경으로 꼽았다.

샹향 전망 조정의 폭이 점점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은 수출경쟁력이 크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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