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의 배후 조종자. 주범"이라면서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을 경고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하여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 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미국의 강박에 굴복하여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특 대형 적대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를 완전히 단절한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서 활동하며 술과 시계 등 사치품을 북한에 보내고 돈세탁에 관여하는 등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북한 국적 문철명의 신병인도를 말레이시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 법원은 지난 2019년 12월 문씨의 미국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문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신병 인도를 확정했다.
외무성은 "문제의 우리 공민으로 말하면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인 대외무역 활동에 종사해온 일꾼으로서 그 무슨 '불법자금세척'에 관여하였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날조이고 완전한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번 사건은 우리 공화국을 고립 압살하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시책동과 말레이시아당국의 친미굴욕이 빚어낸 반공화국 음모결탁의 직접적 산물"이라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의 이번 행위는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침탈하려는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책동에 대한 노골적인 편승이고 직접적인 가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관계는 70여 년 동안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으며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우리 국가의 최대 주적인 미국에 무턱대고 아부"하며, "(북한 공민을) 미국에 인도함으로써 자주권 존중에 기초한 두 나라 관계의 기초"를 허물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비동맹 국가로 지난 1973년에 수교했으나, 2017년 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상대국 대사를 서로 추방했으며, 이번에 북한인 신병인도 사건으로 외교관계가 완전히 끊어지게 됐다.
이번 사건은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접촉 시도를 계속 무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한국 방문 중인 미 국무·국방장관이 북한의 핵 위협과 인권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한 상황 속에서 나온 만큼 북미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