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19일 후보 등록 후 각자도생에 나서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까지 사실상 3자 구도로 선거 운동이 전개되는 것이어서 판세도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설문 문항에 있어서는 18일 안 후보가 오 후보의 절충안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남은 핵심 쟁점인 유선전화 배합 여부와 비율에서 이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야권에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나면서 여권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지 여론의 향배도 주목되고 있다.
양측은 이미 도를 넘은 설전을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안 후보는 ‘상왕’이라는 표현으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면서 오 후보 책임론을 부각해왔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 후보가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썼다. 국민의힘 계열 정치계 원로인 김무성·이재오·김문수 전 의원은 이날 김종인 위원장을 단일화의 걸림돌로 표현하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야권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표현해왔다. 오 후보는 같은날 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결례되는 말이지만, 국민의당은 사실상 1인 정당”이라며 “저희는 공당”이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의 상왕 발언을 ‘이간질’로 규정했다.
선거 이후 야권 재편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각자의 간판을 달려는 양당의 셈법도 단일화를 더 꼬이게 만드는 배경이다.
마지노선이 될 투표용지 인쇄 직전인 오는 29일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될지 미지수지만, 박영선 후보와의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야권 단일화는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를 "한표라도 더 얻어야 하는 선거"라고 표현해왔다.
신 교수는 "3자 구도는 야권의 필패라는 것을 두 후보도 잘 알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지금의 야권 지지는 양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보다도 정권심판을 위한 도구로 쓰기 위해 힘이 모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후보등록 전 단일화 실패까지는 수용할 수 있지만, 계속되는 갈등이나 단일화 실패는 안된다는 걸 후보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연장전 국면에서 향후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3자 대결에 대한 유혹을 걷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