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김연경과 김수지, 너를 넘어야 내가 웃는다

20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전2선승제 격돌

오랜 친분을 자랑하는 김연경(왼쪽)과 김수지는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리오프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앞두고 날선 입심으로 전초전을 치렀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잘하라고~” (흥국생명 김연경)


“빨리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아!!!” (IBK기업은행 김수지)

김연경(흥국생명)과 김수지(IBK기업은행)는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절친’이다. 오랫동안 함께 해온 둘은 김연경이 해외리그로 활동무대를 옮긴 뒤에는 좀처럼 상대 팀으로 경기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전격 국내 무대로 복귀하며 네트를 마주하고 승리를 다투는 상황이 됐다.

정규리그 6경기 결과는 4승2패. 흥국생명이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승리를 가져갔고 5, 6라운드는 IBK기업은행이 승리했다. 6경기 모두 3세트 만에 승패가 나뉘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먼저 진출한 GS칼텍스와 만나기 위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김연경과 김수지는 3전2선승제로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한번 ‘적’으로 만나게 됐다.

18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티격태격했다. 마이크를 들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에게 핀잔을 아끼지 않았고, 마이크를 들고서도 기싸움은 계속됐다.

김연경은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선전포고할 것도 없다. 그냥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자 김수지가 “우리가 조금 더 길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김연경이) 빨리 휴가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다”라고 응수했다.

오랫동안 함께한 이 둘은 서로의 습관도 꿰고 있었다.

김수지는 “연경이는 경기가 안 되면 더 강하게 파이팅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때는) 이도 저도 못 하게 내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말없이 김수지를 응시하던 김연경이 “수지는 경기가 안 풀리면 말수가 없어지고 인상을 쓴다. 지금은 그냥 말을 아끼겠다. 잘해라”라고 상대를 응원하는 말로 되려 공격했다.

마지막까지 둘의 보이는 신경전은 계속됐다.

유관중 경기로 열릴 ‘봄 배구’를 앞두고 마지막 각오를 주문하자 김수지는 “(플레이오프를) 2차전에 빨리 끝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분명한 승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김연경은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기 위해 상대 주공격수 라자레바에게 공격을 내주더라도 레프트 표승주와 김주향의 리시브를 흔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예상하며 “김수지와 김희진은 그냥 그냥 잡으면 된다”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상대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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