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끝까지 간다' 특집으로 꾸며져 브레이브 걸스부터 경찰청 인터폴, 중대 사건 책임 수사관, 번역가, 분쟁 지역 PD 등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5.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상승해 2018년 첫 방송 이후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화제의 주인공 브레이브 걸스는 MC 유재석·조세호와 만나 해체까지 생각했던 아픈 과거부터 바쁜 근황까지 솔직히 밝히며 눈물과 웃음을 자아냈다.
브레이브 걸스는 2017년 발매한 '롤린'으로 재컴백해 최근 음악방송 1위에 올랐다. 역주행 신화는 국군장병들이 열광한 '롤린' 무대 댓글모음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대중에게 주목받으면서 시작됐다. 아직도 멤버들은 이런 상황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유정은 "바쁘면 잠을 잘 못 자지 않나고 걱정하지만 예전에는 잘 잤다"면서 "지금은 잘 못 자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브레이브 걸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체를 고심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3년 5개월 만에 마지막 앨범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곡 '운전만 해'로 돌아왔지만 뜨거운 반응은 얻지 못했다.
민영은 "나오자마자 태풍과 장마가 시작됐다. 음악방송이 결방되기도 하고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끝냈다"고 안타까워했고, 유나는 "마지막 앨범이라 생각했고 앞으로 앨범에 대해 희망이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막다른 길에 선 멤버들은 현실을 돌아보고 다른 진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은지는 패션, 의류 쪽을 몰래 준비했고, 유정은 취업 준비차 한국사 공부를 했다. 유나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민영은 숙소에 남았다. 성과가 없으니 차마 가족이 있는 집으로 향할 수 없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팀에 대한 미련도 많았고 조금 더 버텨보자는 말을 해왔지만 더 이상 할 수가 없더라"고 고백했다.
그런가하면 유정과 유나는 숙소에서 짐을 뺐다. 유정은 "나이도 어느 정도 찼고 막막했다. 노력해서 나온 앨범이 이렇게 되니 우리가 설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정리해보자는 심정으로 대표님에게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심한 건 마음고생이었다. 유정은 "엄마 앞에서 목놓아 울며 왜 이 일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너무 살고 싶은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었다. 그때 내가 바닥을 쳤구나 생각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민영 역시 "해오던 걸 그만둘 용기도, 다른 걸 새로 시작할 용기도 안 났다"고 덧붙였다.
영화처럼 그룹 정리 의사를 밝힌 바로 다음 날 역주행의 기적이 사작됐다. 처음에는 과연 이 불씨가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국군장병들이 브레이브 걸스를 띄우기 위해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영은 "전화를 끊고 그 다음날 영상이 올라왔다. 팀을 정리하려했던 수요일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수요일로 바뀐 것"이라며 "불씨가 커지는 게 달라서 조금 느낌이 왔다. 국군장병들이 댓글을 달아 우리가 나설 차례라면서 서로 인수인계하고 릴레이처럼 나서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연출을 맡은 김민석 PD는 브레이브 걸스 출연편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에 대해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 스토리는 저에게도 큰 감동이었다. 후배 PD가 '흩날리던 흙먼지는 꽃으로 피었다'라는 자막을 쓴 것처럼, 환희의 순간들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게 아니라 꽃을 피우려고 조금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잘 되시길 바란다"라고 응원했다.
이어 "책임수사관, 인터폴, 분쟁 지역 다큐PD, 뤼팽 번역가, 그리고 브레이브 걸스까지, 반드시 끝까지 가고야 마는 자기님들의 인내심이 많은 분들의 공감을 받은 것 같다. 시청자 자기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