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女 '어우흥' 깨졌지만 男 '어우대' 가능하다

지난 17일 한국전력에 승리한 대한항공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어우대'는 진행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19, 34-32, 25-20)으로 승리했다.

6라운드 2연승, 승점 3을 더한 선두 대한항공(22승10패·승점64)은 최소 4위를 확보해 '봄 배구' 준플레이오프(3위와 4위가 승점 3 이내일 때 경기)에 참여하게 됐다. 팀의 6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봄 배구 진출은 서막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2위 우리카드(19승12패·승점55)와 격차를 승점 9로 벌렸다. 5경기를 남겨둔 우리카드가 최소 3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 정규리그 우승은 대한항공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각각 잔여 4경기를 남겨둔 3위 KB손해보험(17승15패·승점52)과 4위 OK금융그룹(18승14패·승점51), 5위 한국전력(16승16패·승점51)은 리그 1위가 불가능하다.


반면 대한항공이 남은 4경기에서 최소 승점 7만 획득한다면 다른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다.

학교 폭력 논란으로 여자부에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 깨졌지만 남자부 '어우대'(어차피 우승은 대한항공)는 가능한 것.

이번 시즌 대한항공에 부임한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왼쪽)과 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입 된 요스바니.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대한항공은 2위로 마무리했다. 시즌 막판 1위 도약을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리그가 종기 종료돼 우리카드에 1위를 내줬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으로 사량탑을 바꾼 대한항공은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라이트 임동혁이 빈자리를 채워주며 선두로 우뚝 섰다. 새롭게 투입된 요스바니도 리그 적응을 마치면서 사실상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전력이 됐다.

선두권 싸움을 하던 팀들이 학교 폭력 이슈로 주춤하는 반사이익도 있었다. OK금융그룹은 주력 선수가 학교 폭력 문제로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이상열 전 감독이 과거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했던 사건이 재조명돼 시즌 도중 물러났다.

여러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지금 분위기만 이어간다면 통합 우승까지 노려볼 만한 셈이다.

대한항공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은 일정은 삼성화재(21일)와 현대캐피탈(25일), 우리카드(29일)와 OK금융그룹(4월 1일) 경기다.

최하위 삼성화재에는 5전 전승, 6위 현대캐피탈에는 4승 1패로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 여유가 있다. OK금융그룹과 상대전적도 4승 1패로 앞선다.

분수령은 오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다. 상대 전적도 2승 3패로 열세다. 1·2라운드는 승리했지만 3라운드부터 모두 패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직전 맞대결은 0 대 3 셧아웃 패까지 당했다.

지난 2005년 V-리그가 시작된 후 대한항공은 정규시즌 우승 3번, 포스트시즌 우승 1번을 기록했다. 그러나 통합 우승 기록은 없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의 첫 통합 우승의 청사진이 좌우될 수 있다.

대한항공의 역대 시즌 성적. 한국배구연맹 DB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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