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성추행 피해자에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 구한다"

박 후보, 입장 표명 요구에 페이스북에 사과 글 게재
민주당 "피해자 고통 생각하니 마음 무겁고 숙연"
국민의힘·국민의당, "2차가해 與 의원들 선거캠프서 퇴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있었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합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서울시장) 후보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주십시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지난 이야기도, 앞으로의 이야기도 모두 제게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신영대 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그간 피해자께서 겪었을 고통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위력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피해자분의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무겁고 숙연해진다. 그 고통을 함께하겠다는 말조차 조심스럽다. 다시 한번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밝혔다.

당과 후보 모두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지만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있은 지 9시간이나 지나서 나온 것이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 협상 발표 직후 "집에 가서 진지하게 생각을 한 뒤 밤에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야당의 비판은 거셌다.

국민의힘 선대위 박용찬 대변인은 논평에서 "'피해 여성'을 '피해호소인'이라고 둔갑시킨 2차 가해자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을 공동선거대책본부장과 대변인으로 앉혔으니 박영선 후보는 '4차 가해'를 가한 것"이라며 "'피해호소인 3인방'을 선거캠프에서 즉각 퇴진시키고 서울시장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몰아세웠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단어를 생성해 피해자를 2차 가해한 민주당 내 주요 여성 권력자 남인순, 고민정, 진선미 3인은 성추행을 비호한 간악한 세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국민의 지탄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는 피해자의 말 앞에 정치권은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쏟아지는 2차 가해는 외면하고 선거 승리만을 외치는 후보들과 정당들은 고개 숙여야 한다. 이번 재보궐 선거가 왜 시작되었는지 모두 다 잊어버린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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