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외제차 햇볕 가릴 차고지 지어라" 전북 복지시설 또 갑질?

사회복지사 50명 근무하는 대규모 복지시설
"국민학교도 못 나왔냐…말 안 들으면 해고"
"여직원 성추행 사건 축소·가해자 비호 시도"

그래픽=고경민 기자
전북 김제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관장의 갑질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완주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도 이사장으로부터 사회복지사들이 갑질을 당했다는 투서가 공개됐다.

완주의 모 장애인 복지시설에는 사회복지사 50명과 간호사 2명, 물리치료사 2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장애인 100여 명이 다니는 특수학교가 있다.


이 대규모 시설에서 지난 2019년 4월 부임한 "A이사장의 폭언과 갑질이 지속됐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사회복지사의 투서 등에 따르면 A이사장의 폭언은 가을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 사회복지사는 "A이사장이 '누구든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해고하겠다', '시설에 불만이 많은 사람은 필요 없다', '국민학교도 못 나왔냐'는 등의 폭언을 자주 했다"고 밝혔다.

폭언과 함께 A이사장이 부당한 업무를 지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직원들은 투서를 통해 "A이사장이 자신의 외제차가 햇빛에 노출되면 안 된다"며 "자신의 외제차 차고지를 만들도록 직원에게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A이사장의 지시로 남자 사회복지사들이 돌산을 깨는 등 차고지 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투서에는 A이사장이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A이사장은 B국장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고소당하자 C원장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을 취하해줄 테니 피해자에게 합의를 받아 달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회복지사는 "당시 C원장은 가해자인 B국장에게 자택 대기 발령을 명했으나, B국장의 출근으로 소동이 벌어졌다"며 "이 소동의 내용을 직원에게 공지한 C원장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A이사장은 가해자인 B국장을 원장대행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C원장은 이듬해 1월 5일 A이사장의 인사명령으로 원장 자리에서 생활재활교사로 인사 조치됐다.

사회복지사들은 투서의 말미에 "전라북도 사회복지의 위상을 추락시킨 시설의 A이사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요구하며 "사회복지기관에 더는 괴롭힘과 갑질, 폭언과 폭력 등의 인권탄압이 뿌리내리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CBS노컷뉴스는 A이사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앞서, 김제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선 관장이 기관 차량의 세차를 지시하며 면봉과 흰 장갑으로 세차 검사를 하는 등 인격 모욕적인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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