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까진 꼭!" 추신수에게 주어진 또 다른 미션

'꼭 미션 클리어해야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연습 경기를 앞두고 SSG 추신수가 몸을 풀고 있다. 이한형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비다 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 데뷔를 앞둔 추신수(39·SSG). 2001년 부산고 졸업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던 추신수는 20년 만에 고국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홀로 미국에서 입국한 추신수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자가 격리를 마치고 팀에 합류해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연봉 27억 원, 역대 최고 몸값에 가장 화려한 MLB 경력을 지닌 타자답게 구단도 세심하게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추신수는 16, 17일 삼성과 대구 원정 평가전에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SSG 김원형 감독은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평가전에 앞서 "아직 그라운드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만류했고, 추신수도 "내 나이가 20대 후반도, 30대 초반도 아니기 때문에 다칠 수 있으므로 감독님 결정을 이해한다"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다만 추신수는 오는 20일 NC와 시범 경기 창원 원정에는 출전할 전망이다. 김 감독이 "큰 문제가 없다면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정이 정해진 만큼 추신수는 거기에 맞춰 컨디션 회복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추신수도 "몸이 70~80% 정도 올라왔고, 타격 타이밍이 왔다갔다 하는데 더 열심히 적응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런 추신수에게 몸 만들기만큼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또 있다. 바로 선수들과 구단 직원 등 동반자들의 이름 외우기다.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연습 경기를 앞두고 SSG 추신수와 삼성 오승환이 대화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추신수는 동갑내기 김강민 등 고참들과 안면이 있다. 16일 경기 전에도 추신수는 역시동갑내기이자 MLB에서 맞붙었던 삼성 오승환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20년 동안 한국 야구를 떠나 있었던 만큼 어린 후배들은 미국 선수들보다 낯설 수밖에 없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미국에서도 동료들의 이름을 외우는 게 힘들었다"면서 "여기서도 아침마다 후배들과 인사하고 이름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과 이름을 매칭하기가 쉽지 않은 애로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추신수는 "동료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료애가 쌓이고 경기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한국에서 야구하는 자체가 행복하고 좋다"면서 "후배들과 인사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연습 경기. 5회말 SSG 추신수가 박성한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자연스럽게 컨디션 끌어올리기 외에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추신수는 "아직 선수단의 이름을 반도 못 외웠다"면서 "목표는 개막전까지 다 외우는 것"이라고 짐짓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가 선수들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KBO 가이드 북을 빨리 달라고 하더라"면서 "여기에 구단 직원들의 사진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팬들에게 직접 경기하는 모습을 20년 만에 보이게 될 추신수. 개봉을 앞둔 '추추 트레인'이 또 다른 과제도 완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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