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로펌 '스튜어트 밀러 시몬스'의 다이내나 리(Dianna Lee, 32세) 변호사다.
리 변호사는 플로이드의 유족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방정부로부터 피해보상금 2700만달러(307억원)를 지급받기로 합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피해보상금은 형사재판 전 이뤄진 민사 소송 합의금으로는 미국 사법 사상 최대 금액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역사적인 소송을 막후에서 이끈 주인공이 리 변호사였다는 사실은 '스튜어트 밀러 시몬스'의 대표 변호사인 크리스 스튜어트 변호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면서 "카메라 앞에 선 사람은 우리지만 리 변호사가 시 당국 등을 상대로 한 인권 사건에서 보인 업적과 헌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을 위해 도출한 이번 결론을 얻기 위해 당신이 한 일에 대해 고맙다. 우리 로펌에 당신이 함께하고 있는 것은 행운이다"고 말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16일(현지시간) 리 변호사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그의 어머니 이경혜씨를 통해 소송 관련 이야기를 대신 전해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 이씨와 '스튜어트 밀러 시몬스' 홈페이지의 소개 글에 따르면 리 변호사는 2009년 에모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머서대학교 로스쿨을 우등으로 졸업했다.
리 변호사는 특히 머서대 로스쿨 시절 가정폭력을 벗어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사형수들의 형집행을 막기 위한 '인신보호(Habeas) 청원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공무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가해자인 공무원측을 변호해 온 것이다.
그러나 리 변호사로서는 시민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공무원들을 대변하면서 업무에 환멸을 느끼는 일이 많았다.
특히 발작증세로 쓰러진 23세의 젊은 보호관찰자를 방치해 사망케한 경찰관들을 변론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결국 해당 로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로펌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고 그에게 접근해 온 변호사가 바로 '스튜어트 밀러 시몬스'의 스튜어트 대표 변호사였다.
스튜어트 변호사는 리 변호사가 맡았던 공무원 인권 침해 사건의 피해자쪽 변호사로 나서 이미 서로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결국 리 변호사는 2019년 스튜어트 변호사 팀에 합류를 결정했다. 비로소 그 때부터 경찰관들의 인권 침해사건에서 피해자쪽 입장을 대변하게 된 것이다.
어머니 이씨는 "이전 로펌을 다닐 때는 퇴근 후에 울분을 참지 못해 눈물을 보이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 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는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대우가 훨씬 좋은 로펌을 왜 굳이 관두냐며 타박했었는데 이제야 딸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